“2022년은 팬(Fan)의 시대.” 카카오의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선임된 남궁훈 전(前)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올해 화두로 ‘팬’을 제시했다. ‘팬심(Fan+心)’ 바탕의 콘텐츠·커머스 사업이 대세가 될 거라고도 예고했다. 카카오가 나아갈 방향성을 시사하는 대목.
남궁 센터장은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 시절부터 메타버스(Metaverse, 3차원 가상세계)·NFT(대체불가토큰) 등 신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온 인물. 카카오는 메타버스·NFT 영역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해 남궁 대표를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임명했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는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beyond mobile)’을 준비하는 조직으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센터장을 공동으로 맡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게임·엔터테인먼트 영역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고 짚은 그는 “(메타버스는) 슈퍼 크리에이터·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렵지 않은 인문학적 정의”라며 “팬들은 현실적 가치가 아니라 ‘희소성’에 방점을 찍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팬 시대에는 ‘ARPPU(Average revenue per paying user·구매자 1인당 평균 지불액)’, 이른바 객단가를 중심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팬들에겐 똑같은 농구화 기능의 가성비가 아닌 나만 가진 마이클 조던이 신었던 그 농구화의 ‘감성비’가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남궁 센터장은 인공지능(AI)·웹3.0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콘텐츠를 융합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종합하면 남궁 대표는 게임의 B2C2C 요소를 비게임 영역으로 넓혀 나갈 전망. 특히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메타버스·NFT 등을 엮어 사업의 ‘새 판’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11월 주주서한을 통해 “스포츠·게임·메타버스에 특화된 NFT 거래소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작년 말 싱가포르에 자회사 크러스트(Krust)도 설립했다. 크러스트는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 개발 업무를 도맡고, 그라운드X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NFT에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센터전략지원실은 카카오벤처스 공동대표를 지내다 2018년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에 합류한 신민균 부사장이 전담한다. 한게임 운영 총괄을 지낸 조한상 전 넵튠 COO는 경영지원실을 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