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2년 신년사에서 강조한 키워드는 '가능성의 현실화'와 '고객'이다.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준비했던 △전동화 전환(Electrification) △자율주행 △로보틱스 △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사업 영역에서 비전을 고객에게 제시하자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3일 오전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올해는 우리 그룹이 그동안 기울여 온 노력을 가시화하여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해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신년사 추이를 보면 현대차그룹이 강조하는 경영 아젠다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신년사는 2018년까지 정몽구 명예회장이 발표했다. 정몽구 회장은 "책임경영을 통해 미래 자동차산업을 선도하자"고 말했다.

이후 2019년부터 정의선 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해 왔다. 그룹 경영권 '바통'을 이어받은 후 변화와 혁신을 임직원에게 주문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19년 "사고와 조직의 혁신"을 주문했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미래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자"고 제안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신성장 동력으로 대전환"을 강조했다.

올해는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준비해서 보였던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에서 실현하자'고 말해 이전보다 구체적인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이다. 정 회장은 친환경 분야에서 '톱 티어' 브랜드 기반을 다지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UAM 등 미래사업 영역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먼저 현대차그룹이 가장 공들이고 있는 '전동화 전환'은 매우 속도를 내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야심작인 아이오닉5와 EV6는 해외 전문가들로부터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전용 플랫폼인 E-GMP에서 3종의 전기차 신차를 출시했다. 올해 아이오닉6, GV70 EV, 니로 EV, EV6 고성능 모델 등 4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모터와 배터리, 첨단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구개발→생산→판매→고객관리' 전 영역에 걸쳐 전동화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별개로 올해 국내외 기업들과 협업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확대 구축한다. 지난해 현대차는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는데, M&A로 인한 가시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 회장은 소프트웨어 기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그룹이 추구하는 미래 최첨단 상품의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에 달렸다"며 "관련 분야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개방형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한창인 상황이다. 완성차 시장의 후발주자인 테슬라가 소프트웨어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면서 전기차 시장의 선두기업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여타 해외 전기차 업체들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에서는 밀리지 않지만, 테슬라와 격차는 상당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앞으로 미래차의 경쟁력은 소프트웨어가 있다며, 초격차를 만들라고 지시한 것이다. 정 회장은 "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한 레벨4 기술을 탑재한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2023년 양산 예정인 아이오닉5 기반의 자율주행 차량을 시험 주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현대차그룹이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전 세계 임직원들과 메타버스를 통해 새해 메시지를 소통했다. 정 회장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많은 어려움과 불안감이 있겠지만 ‘고객과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우리 모두의 여정에 긍정의 에너지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