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가 한국식 사극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런 아이러니한 상상이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4일 <블로터> 취재 결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디즈니+가 '사도세자'(가제)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편성을 논의중이다. 기획·제작 단계부터 '디즈니+ 오리지널' 타이틀로 알려진 상황이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도세자는 이 달부터 제작 일정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디즈니와 편성을 논의중인 것으로 아는데 오리지널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 (사진=디즈니코리아)
▲ (사진=디즈니코리아)

최근 스튜디오S가 제작하는 '3인칭 복수'도 '디즈니+ 오리지널 편성설'에 휩싸였다. 3인칭 복수는 '옥찬미'(신예은 분)가 쌍둥이 오빠를 죽인 살인범을 찾기 위해 사격 특기생으로 학교에 잠입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 연예매체는 배우 신예은 외에 로몬(본명 박솔로몬)이 3인칭 복수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디즈니코리아 관계자는 "공개되지 않은 콘텐츠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디즈니+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하는 이유는 국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마블, 디즈니, 픽사,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워즈 등 대형 IP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지 서비스의 경우 '로컬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경우 2016년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킹덤'을 기점으로 한국판 오리지널 시리즈를 꾸준히 확대했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는 지난해 'D.P.', '오징어 게임', '지옥' 등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했다. 올해도 웹툰 원작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한국판 좀비' 장르의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디즈니+도 올해 '스타' 브랜드를 통해 한국판 오리지널 시리즈를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강다니엘·채수빈 주연의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시작으로 '그리드', '무빙', '키스 식스 센스' 공개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이 외의 추가 라인업은 공개하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차사염원'(가제)이라는 작품이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로 편성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마저도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디즈니+ 측이 "APAC 콘텐츠 쇼케이스에서 공개한 정보 외에 콘텐츠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로 편성된 '너와 나의 경찰수업'. (사진=디즈니코리아)
▲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로 편성된 '너와 나의 경찰수업'. (사진=디즈니코리아)
이는 넷플릭스와 또 다른 형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2월 'See What’s Next Korea 2021' 행사를 열고 신규 한국 오리지널 라인업과 투자 계획 등을 공개했다. 당시 넷플릭스는 'D.P.', '오징어 게임', '마이 네임', '지옥', '고요의 바다' 등 주요 콘텐츠를 공개하며 기대치를 높였다. 이후에도 '사냥개들', '퀸 메이커', '종말의 바보' 등 신작 편성 소식을 공식적으로 전달하며 오리지널 라인업에 대한 정보를 순차 공개하고 있다. 

디즈니+는 이와는 정반대로 신작 제작 소식을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가 예상되는 새해가 돼도 관련 기조에 변화는 없는 모습이다. 

현재 디즈니+에서 볼 수 있는 한국 드라마·예능 콘텐츠는 '설강화', '아는 형님', '하트 시그널',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부부의 세계', 'SKY 캐슬', '모범형사', '눈이 부시게', '힘쎈 여자 도봉순', '멜로가 체질', '강철부대', '미스티', '검사내전', '뷰티인사이드', '우아한 친구들', '아름다운 세상', '꽃파당' 등이다. 대부분 종합채널편성채널(종편)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고, 특히 JTBC 콘텐츠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JTBC와의 콘텐츠 계약이 예상되지만 디즈니코리아 측은 "콘텐츠 및 기업간 계약 사항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디즈니가 저작권 및 상표권 보호에 민감한 만큼, 당분간 자체 IP를 활용한 부가 콘텐츠 외에 신규 라인업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주업체 및 제작사 입장에서는 관련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인력 및 배우를 캐스팅해야 하기 때문에 채용 공고를 내는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OTT 콘텐츠 제작설이 제작 현장을 중심에서 나온다고 말한다"며 "이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에는 계약상 비밀 유지 조항이 강화돼 보안 유지가 한층 더 엄격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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