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승 삼성전자 사장. (사진=블로터)
▲ 왼쪽부터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승 삼성전자 사장. (사진=블로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 CES 미디어 간담회가 끝난 뒤 삼성전자 전체 탄소배출량 증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공장이 많아지다 보니 배출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직접 탄소 배출량(Scope 1)은 4년 연속 늘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탄소 정보공개 프로젝트(CDP)에 제출한 2020년 Scope 1은 572만6300톤이다. 3년 전과 비교하면 56.1%, 1년 전과 비교하면 13.0% 증가했다. 탄소 배출은 성격과 범위에 따라 Scope 1~3 3단계로 구분된다. Scope 1은 사업장에서 직접 배출되는 탄소를 의미한다. 

이어진 질문에 한 부회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한 부회장이 언급한 공장은 생산거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생산거점은 36곳으로 전년 대비 한 곳 줄었다.

한 부회장의 답변은 매출이 증가할 경우 절대 탄소 배출량 감축은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매출 증가 여부와 상관 없이 절대 탄소 배출량 감축 계획을 제시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와 상반된다.

D램 부문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절대 탄소배출량을 30% 줄이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미 절대 탄소배출량 감축에 들어갔다. 지난해 LG전자가 CDP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Scope 1은 44만166톤으로 2년 전과 비교해 43.9% 줄었다.

한 부회장은 절대 탄소 배출량의 증가가 '늘어난 매출'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수치를 보면 상황이 다르다. 원단위 탄소 배출량 지표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원단위 배출량은 탄소 총 배출량을 매출액으로 나눠 계산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해당 내용이 담겨있다. 2020년 원단위 배출량은 3.2다. 소폭이지만 전년(3.1)보다 단위 당 배출량이 늘었다. 쉽게 말해 매출 증가 추세보다 탄소 배출량 증가 추세가 빨랐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22 행사 전반에서 ‘환경 보호, 지속가능성’을 외치고 있다.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포장 상자, 솔라셀 리모컨 기술 개방 등 다양한 사례도 내놓고 있다. 한 부회장도 전날 기조연설에서 "우리가 생각해야할 건 자연생태계와의 균형"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조의 경우 탄소 배출량이 줄었다고 인정받았다"고도 말했다. DX 부문 탄소 배출량 감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평가기관의 평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CDP는 지난해 삼성전자 기후변화대응(Climate Change) 등급을 B로 평가했다. 전년(A-) 대비 한 단계 떨어진 등급이다. 업계에선 지난 2020년 7월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이 공급망 탄소배출까지 관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본격적인 절대 탄소 배출량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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