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기 아까운, CES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스타트업들을 블로터가 소개합니다. 

주요 기업들의 불참으로 예년과 달리 CES 2022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는 말들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베네시안 엑스포 내 유레카파크입니다.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히포티앤씨(HIPPO T&C)도 그 중 하나인데요. 부스에 놓인 VR(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와 모니터로 비춰지는 콘텐츠만 보면 평범한 VR 콘텐츠 업체처럼 보이지만, 부스를 잘 살펴보면 의학 관련 요소들이 가득합니다.

히포티앤씨는 국내 디지털 치료제 스타트업입니다. 디지털 치료제. 생소한 개념이죠. 히포티앤씨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과학적 근거를 도출하고 질병 치료로 이어지도록 돕는 게 디지털 치료”라고 말합니다.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돕는다는 겁니다.

히포티앤씨가 CES 2022에서 공개한 건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를 VR 콘텐츠로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AttnKare’입니다. VR 기기인 오큘러스를 착용하고 3가지 VR 콘텐츠를 즐기고 나면 5개 평가 요소로 나뉜 ‘진단 리포트’가 나옵니다. 사용자는 진단 리포트를 읽고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연구원님이 진단 방법을 보여주셨어요. (사진=블로터) 
▲ 연구원님이 진단 방법을 보여주셨어요. (사진=블로터) 

히포티앤씨는 2020년 창업한 스타트업인데요.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로 계신 정태명 교수가 대표이사입니다. 처방전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 일상에서도 단순 진단은 필요하다는 점에서 창업을 결정했다고 해요.

의학에는 큰 지식이 없었던 만큼 정신과 의사들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고 합니다. 히포티앤씨가 처음 의사들에게 ‘이런 아이템을 만들고 싶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의사들도 아주 기뻐했다고 합니다. ADHD 진단을 위해선 보호자와 본인의 피드백이 필요한데, 대화로 얻어낼 수 있는 정보는 다소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현재 히포티앤씨는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보라매병원 등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무슨 기준으로 사용자의 ADHD 위험성을 평가하는 걸까요. 히포티앤씨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규격화된 국제적 평가 척도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ADHD-RS(ADHD-Rating Scale)와 의사들의 조언을 더해 진단 리포트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 진단 결과를 리포트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사진=블로터)
▲ 진단 결과를 리포트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사진=블로터)

히포티앤씨는 ADHD, 우울증 같은 정신적 질환을 시작으로 신체적 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해외진출도 검토하고 있고요. 히포티앤씨는 바깥에서 도움을 주시는 분까지 더하면 18명 정도가 힘을 모으고 있는데요. ‘디지털 치료제’라는 생소한 개념을 의학계에 안착시킬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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