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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996년 설립된 롯데 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입니다. 2010년에는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해 덩치를 키웠습니다. 2018년 7월 코스피에 상장했습니다. 주요 사업분야는 △IT아웃소싱 △소프트웨어 개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입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2'에 참가한 국내 기업 중 롯데정보통신이 눈길을 끕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 등 CES 단골손님들이 이번에도 현장에 대규모 부스를 꾸린 가운데 롯데정보통신은 처음으로 참가했습니다. 국내 IT서비스 기업 중 유일하게 이번 CES에서 부스를 차리고 전세계 기업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기술력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 그룹의 IT전문 계열사죠. 대기업의 IT서비스 기업들은 그룹 계열사들의 시스템을 구축(SI)하거나 유지보수(SM)하는 것이 주된 역할입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오르고 있죠. 각 IT서비스 기업들이 그룹 계열사가 아닌 대외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입니다. 규제를 피해갈 수 있을뿐만 아니라 그룹에만 의존하다보면 회사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롯데정보통신도 롯데 계열사들을 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기존의 SI·SM 사업 외에 다양한 신사업을 펼치며 대외고객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 롯데정보통신이 ‘CES 2022’에서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선보인 롯데면세점. (사진=롯데정보통신)
▲ 롯데정보통신이 ‘CES 2022’에서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선보인 롯데면세점. (사진=롯데정보통신)

롯데정보통신이 이번 CES에서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것은 메타버스입니다. 메타버스는 초월·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의 세계를 말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메타버스는 또 하나의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CES에서 실사형 콘텐츠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을 융합해 경제활동까지 연계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롯데 계열사들과의 협업이 돋보였습니다. 롯데면세점과 롯데시네마를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해 이용자들이 보다 친숙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메타버스를 신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지난해 7월 메타버스 콘텐츠 전문 기업 비전브이알을 인수해 사명을 칼리버스로 변경했습니다. 칼리버스는 자체 이미지 보정기술 및 실사와 가상현실(VR)의 결합을 통해 초고화질의 VR 영상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터치·시선·음성에 반응하는 ‘딥-인터랙티브’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자들과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VR 콘텐츠 제작에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칼리버스는 지난 5일 에픽게임즈코리아와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협약도 맺었습니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3D 창작 툴인 언리얼 엔진의 제작사 에픽게임즈의 한국법인입니다.

당장 메타버스로 가시적인 매출 확대를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겠죠.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해야 신규 대외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롯데정보통신에게 새로운 사업에서의 고객 확보와 매출 창출은 필수적입니다. 최근 수년간 매출이 거의 정체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롯데정보통신의 최근 3년간 실적 추이를 보면 매출은 2018년 연결기준 8117억원에서 2020년 8495억원으로 약 4.7%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90억원에서 388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이러한 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SI·SM 사업외에도 다양한 대외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스마트시티 사업이 눈길을 끕니다. 스마트시티에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필수적이죠. 롯데정보통신은 자율주행과 전기차 분야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주관하는 '전기자동차 급속충전시설 보조사업'의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회사는 자발적 무공해차 전환 프로젝트인 'K-EV100'에 참여한 기업들과 함께 다양한 산업군에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6월에는 세종시에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의 임시운행허가를 취득했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CES에서도 전기차 충전 기술력도 선보였습니다. 이는 회사가 11월 인수한 전기차 충전 전문기업 '중앙제어'의 기술력입니다. 중앙제어는 국내 전기차 충전기 시장 2위 기업입니다. 4월에는 미국 최대 충전기 제조사 BTC파워와 급속 충전기 개발 및 원천기술 공급 계약도 맺었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중앙제어와 전기차 충전 기술에 IT를 접목해 충전기 제조부터 플랫폼, 충전소 운영에 이르는 전기차 충전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 이밖에 롯데정보통신은 클라우드·데이터센터·융합보안·헬스케어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사업들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위해서는 투자가 선행돼야겠죠. 투자에 필요한 현금은 충분히 갖췄을까요? 회사의 지난해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737억원(9월30일 기준)으로 2020년말(378억원)의 두배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회사의 3분기 매출채권 및 기타 유동채권은 987억원으로 2020년말(1025억원)에 비해 줄었습니다. 매출채권은 외상매출금과 받을 어음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고객들로부터 외상값을 받아 보유한 현금이 늘어난 셈이죠. 같은 기간 재고자산도 134억원에서 87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재고자산이란 유동자산 중 상품이나 제품과 같이 제고조사에 의해 현 재고를 파악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합니다. 자산을 팔아 현금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플러스(+)668억원으로 마이너스를 냈던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습니다. 특히 같은 기간 ‘영업활동으로인한자산·부채의변동’ 항목이 마이너스 985억원에서 플러스 34억원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만큼 영업을 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투자 여력을 갖춘 롯데정보통신이 신사업 분야에서 얼만큼 존재감을 드러내느냐가 회사의 신 성장동력 마련과 더불어 매출 정체를 깰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주가의 흐름은 지난해 6월 4만4700원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연말부터 개선 기미를 보이며 현재 3만7000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민연금의 매도 공세가 이어진 영향도 있어보입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국내 주식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량이 목표치를 초과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됩니다. 국민연금의 롯데정보통신 지분율도 지난해 12월20일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 보고서’ 공시 기준 9.33%로 직전보고서(8월27일) 대비 2.02%p(포인트) 감소했습니다. 국민연금은 롯데지주(64.95%, 3분기 기준)에 이은 롯데정보통신의 2대주주입니다.

생각해 볼 문제

• 메타버스 플랫폼은 로블록스와 같은 게임사와 제페토를 보유한 네이버제트 등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어떤 차별화 전략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 중앙제어와 함께 전기차 충전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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