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기 아까운, CES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스타트업들을 블로터가 소개합니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2를 취재하면서 서로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분들의 다양한 말들을 들었습니다. 그 중에는 커피를 마실 때마다 떠오를 것 같은 말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왜 컵을 재활용 하기 전에 재사용할 생각을 안 할까”.

이 말은 던져준 건 ‘오이스터에이블’이라는 곳입니다. 뭔가 해산물(Oyster·굴) 관련 회사처럼 들리죠. 그런데 전혀 아닙니다. 오이스터(Oyster)라는 단어에는 해산물말고 진주라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힘을 모으면 흙도 진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입니다.

▲ 뒷 내용이 안 나왔네요. 컵을 인식하는 과정을 거친 뒤 보증금 반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진=블로터)
▲ 뒷 내용이 안 나왔네요. 컵을 인식하는 과정을 거친 뒤 보증금 반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진=블로터)

오이스터에이블은 무인 반납 시스템 ‘랄라루프’를 만드는 스타트업입니다. 최근 서울 혹은 제주도에서 스타벅스를 이용한 분이라면 보셨을 수도 있습니다. 다회용 컵을 반환기에 넣으면 보증금 1000원을 돌려주는 기계가 있거든요. 못 보셨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짧은 영상을 첨부했습니다.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는 지난 4월부터 무인 반납 시스템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스타벅스와 협의하며 개발을 진행했고 7월에는 SK텔레콤도 참여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는 무인 반납 시스템을 활용할 공간을 제공하고 SK텔레콤은 컵을 인식하는 AI(인공지능) 부문에서 큰 도움을 줬다고 하네요.

▲ 서울 일부 매장과 제주도에 있는 스타벅스에서는 무인 반납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진=스타벅스)
▲ 서울 일부 매장과 제주도에 있는 스타벅스에서는 무인 반납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진=스타벅스)

CES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친환경을 내건 SK그룹 부스 내에서 오이스터에이블을 만날 수 있습니다. CES에서는 보증금을 ‘기부 형태’로 바꿔 반납 건마다 기부금이 쌓이는 기분 좋은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CES에서는 선보이지 못했지만 ‘오늘의 분리수거’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요. 캔, 페트병, 종이팩 등 재활용품을 수거해 무인 분리수거기에 넣으면 소정의 금액이나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이렇게 회수하는 재활용품이 한 달에 3.9톤 정도라고 합니다. 이용자에게 환산되는 금액은 5000만원이나 하고요. 꽤나 많은 비용이 발생하지만, 오이스터에이블은 기업, 지자체와 협업하면서 일부 비용을 지원받는 형태로 충당한다고 합니다. 벌써 28개 지자체가 오늘의 분리수거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 SK CES 부스 안에 설치된 랄라루프와 배태관 대표의 모습. (사진=블로터)
▲ SK CES 부스 안에 설치된 랄라루프와 배태관 대표의 모습. (사진=블로터)

배 대표는 최근 서울시와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배달 용기를 다회용기로 바꾸고 재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기 위한 작업인데요. 배 대표는 올해 말부터 시범 사업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기업들의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트렌드처럼 자리 잡았기 때문이겠죠. 배 대표는 “한화, 롯데, LG 등도 랄라루프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에는 지자체와 기업 간 매출 비중이 7대3 정도였는데 올해는 5대5 수준으로 바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이스터에이블이 가져올 변화가 기대됩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