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사진=현대중공업그룹)
▲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Abikus)가 미국선급협회(ABS)와 협력해 자율운항 선박 기술개발을 앞당긴다. 현재 글로벌 조선시장은 탄소중립과 자율운항 두 축으로 변화가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암모니아 및 수소 추진선 상용화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ABS와 함께 '선박 자율운항기술 단계별 기본인증 및 실증테스트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와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ABS 최고운영책임자인 존 맥도날드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ABS는 대표적인 국제 선급협회 중 하나로 해양 첨단기술 및 해상 구조물 등에 대해 기술 적합성 및 기준을 선정해 해양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기관이다. 프랑스선급(BV)과 로이드영국선급(LR)과 함께 3대 기관으로 꼽힌다.

이번 협약으로 아비커스는 자율운항(HiNAS)과 자율접안(HiBAS), 완전 자율운항(HiNAS2.0) 등 자체 개발한 다양한 솔루션을 실증할 수 있게 됐다. ABS는 지난해 7월 선박 자율주행을 위해 '자율운항 규정(Guide for Autonomous and Remote Control Functions)'을 제정했다. 

아비커스는 자체 보유한 자율운항기술에 대해 단계별 인증 획득이 가능하며, ABS는 아비커스의 실제 운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단계별 실증 절차 규정을 마련하게 된다. 또한 양사는 이번 공동협력이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추진 중인 자율운항선박의 기술 표준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선박의 완전 자율운항 시연 성공했다. 다음 단계로 대양항해 상용선박을 대상으로 한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추진 중인데, 실증은 ABS와 공동으로 추진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Acute Market Reports)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및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8년에는 시장규모가 2,35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글로벌 1위의 대형 조선사이다. 2위는 삼성중공업이다. 앞으로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자율운항 기술은 중국 조선사들과 '초격차'를 벌일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다.

▲ 자율운항 기술 개념도.(사진=삼성중공업)
▲ 자율운항 기술 개념도.(사진=삼성중공업)

자율운항 기술은 조선해운 시장의 4가지 난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자율운항 기술로 '휴먼 에러'를 최소화하고, 해기사 인력 부족을 해소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선박 장비와 시스템 상태를 감지해 선박 장애를 미리 예측해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최적항로를 제공해 선박 운영을 최소화하고 항해 대기시간을 줄여 유지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최적 연비 및 최소 에너지로 이동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

자율운항 기술은 총 4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선원 의사결정 지원(AAB, Autonomy Assisted Bridge)이며 2단계는 선원 승선 원격제어(PUB, Periodically Unmanned Bridge)이다. 3단계는 선원 미승선(최소인원 승선) 원격제어와 기관 자동화(PUS, Periodically Unmanned Ship)이다. 4단계는 완전무인 자율운항(PUS, Periodically Unmanned Ship)이다.

1~3단계를 부분 자율운항으로 분류하고, 4단계부터 완전 자율운항으로 구분한다.

현재 노르웨이와 핀란드, 중국 등은 자율운항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특히 중국의 조선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국내 조선사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국영 조선그룹인 CSSC를 중심으로 에너지 절감과 환경규제에 초점을 맞춘 자율운항 화물전용선을 개발하고 있다. CSSC는 2017년 상하이 마린테크 차이나에서 부분 자율운항 스마트 선박인 Great intelligence호를 선보였다.  

현재 중국 정부는 광동성 주하이에 자율운항 선박 테스트 베드를 구축 중이다. 장애물 회피와 지정경로 운항, 선박과 육상 간 통신 중 발생할 변수 위주로 자율운항 선박을 시험할 계획이다.

선박 자율운항 기술은 노르웨이의 콩스베르그(Kongsberg)와 영국 롤스로이스(콩스베르그에 2017년 인수), 일본 NYK 등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선박 자율운항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선박을 개발했다. 2017년 선박용 IoT 플랫폼인 통합스마트솔루션 기술을 개발했고, 항해지원시스템인 '하이나스(HiNas)를 개발해 SK해운의 25만톤 대형선박에 탑재했다.     

하이나스는 인공지능(AI)이 선박 카메라를 통해 충동 위험을 자동으로 판단하고 이를 증강현실 기반으로 항해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이다. 

▲ (자료=한국과학기술평가원의 자율운항선박 리포트)
▲ (자료=한국과학기술평가원의 자율운항선박 리포트)

이번 ABS와 MOU를 바탕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율운항 기술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이번 ABS와의 협약은 아비커스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단계별 인증을 통해 기술 실증을 수행하고, 나아가 기술 표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며,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통해 선박 자율운항 시장을 확대시키고, 관련 시장 선점에 앞장 설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존 맥도날드 ABS 부사장은 “자율운항기술은 미래 해양운송 분야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라 안전에 대한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며, “조선업계 기술 분야에 통찰력을 지닌 ABS와 전문성을 갖춘 현대중공업그룹의 만남이 자율운항기술 분야에서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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