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 사진=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카카오 차기 공동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진 사퇴한다.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여 만에 경영진끼리 지분을 매각하면서 불거진 ‘자사주 먹튀’ 논란의 후폭풍이다.

10일 카카오는 공식입장을 통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류영준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했다”며 “카카오 이사회는 크루(임직원)들이 다양한 채널로 주신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먹튀’ 논란 후폭풍...노조 압박 거세지자 자진 사퇴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여민수 대표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새로운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카카오 개발자 출신으로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데다, 2017년부터 이끌어온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상장 한 달여 만에 류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취득한 주식 총 45만여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동시 매각해 469억원의 차익을 거두면서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경영진이 앞다퉈 주식을 팔자 카카오페이 주가는 급락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류 대표 등 경영진은 이달 뒤늦게 고개를 숙였지만, 사태를 진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카카오 내부에서도 회사 경영자로서 윤리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이에 카카오 노동조합은 사상 첫 쟁의행위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신임 대표 체제를 다시 꾸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카카오는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내부 논의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추후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영준 대표는 오는 3월 임기를 마치고, 신원근 현 카카오페이 전략총괄부사장(CSO·Chief Strategy Officer)에게 카카오페이 대표직을 넘길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임기 이후 류 대표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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