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13(좌), 아이폰13 프로 (사진=애플)
▲ 아이폰13(좌), 아이폰13 프로 (사진=애플)

지난해 10월 발생한 국내 아이폰13 사용자들의 통화품질 불량 문제가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원인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다수의 피해자 증언을 종합할 때 아이폰 기기 결함에서 비롯된 문제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제조사 애플은 12월 14일 배포한 iOS 15.2 업데이트를 끝으로 추가적인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이폰13 통화품질 불량 이슈는 아이폰13 국내 출시 직후 불거졌다. 걸려오는 전화가 표시되지 않거나 부재중 처리돼 수시간 후에 안내되는 상황(매너콜), 통화 중 음질이 나빠지는 현상 등으로 불편을 겪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당초 LG유플러스와 해당 계열 알뜰폰 사용자들 중심으로 발생해 LG유플러스 책임이란 주장이 제기됐으나, 타 이통사에서도 동일한 문제를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나타나면서 원인 규명 및 해결의 책임은 애플로 넘어갔다.

LG유플러스도 "통화 오류가 발생한 사용자 로그 데이터는 확인할 수 있지만 이를 해석해 기술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건 애플"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애플도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말 iOS 15.2 업데이트를 제공했으며 이때 상당수 사용자의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확인된다. 배포 당시 700여명이 참여 중이었던 피해자 커뮤니티 참가자는 현재 320여명으로 줄었다.

▲ iOS 15.2 업데이트 소개에는 '아이폰13 통화품질 문제 해결'이 명시돼 있다 (자료=애플)
▲ iOS 15.2 업데이트 소개에는 '아이폰13 통화품질 문제 해결'이 명시돼 있다 (자료=애플)

문제는 업데이트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들이다. 이들이 벌써 수개월 이상 누적된 불편으로 겪은 유무형의 피해도 적지 않다. 업무상 중요한 전화를 놓치거나, 상대에게 '전화를 일부러 받지 않는다'는 식의 오해를 받거나, 전화가 연결되어도 정상적인 통화가 불가능하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일부 사용자들은 "이런 문제가 있는지 모르고 구매했다", "값비싼 무전기를 들고 다니는 것 같다"며 푸념했다.

그러나 15.2 업데이트 이후 남은 피해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서비스 조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슈가 널리 알려진 초기 자사가 보유한 아이폰12 임대폰을 무상 대여한 바 있다. 반면 애플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외에 제조사에서 확인 가능한 원인 공개 및 제품 교환 등의 소비자 보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 10일 현재 여전히 문제를 호소하고 있는 아이폰13 이용자들 (자료=피해자 커뮤니티 갈무리)
▲ 10일 현재 여전히 문제를 호소하고 있는 아이폰13 이용자들 (자료=피해자 커뮤니티 갈무리)

이에 피해자들은 직접 발품을 팔며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일부는 이통사 고객센터 및 직영점을 통해 제품 교환이나 수리 절차를 밟고 있지만 극소수다. 피해자 A씨는 <블로터>에 "논리적으로 계속 따져야 했다"며 "대리 수리 조치를 받기까지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오래전부터 아이폰만 써온 사용자인데 이처럼 부실한 대응에는 섭섭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운 나쁘게' 문제가 발생한 아이폰13 사용자들은 어디서도 보상받지 못한 채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15.2 업데이트 이후 애플은 관련 문제를 종결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황상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적인 문제 해결 조치나 보상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전 선례에 따르면 애플이 자체 기기 결함을 인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년여, 다음 신제품 출시 전후다. 이번에도 결함을 인정하기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A씨는 "문제 제기 과정에서 안내받은 사항과 최근 아이폰13을 개통한 지인들 사례를 종합할 때 2021년 10~12월 사이 제조된 초기 물량에서 통화품질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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