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투 언(P2E) 게임 엑시인피니티에서 3개의 엑시 캐릭터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만 100만원에서 150만원이 듭니다. 한 때 2만8320원까지 올랐던 위믹스 코인 가격도 지난 9일 밤 11시 43분 기준 6958원이 됐죠. 누가 돈을 벌고 있는 것입니까?"

위정현 '이재명 게임·메타버스 특보단' 공동단장은 지난 10일 열린 '특보단 출범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 게임업계에 팽배한 '극악의 확률형 아이템' 및 '가상자산의 불확실성' 등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양산형 P2E 게임의 범람을 막을 수 없다는 취지다. 

P2E 게임, 리스크부터 넘어야
위정현 단장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발생한 '바다이야기' 사태부터 '게임 셧다운제', '확률형 아이템', '게임 질병코드 도입'까지 게임업계에 드리웠던 산업적 위기 상황을 나열했다. 

지난해 유저들이 힘을 모아 게임사에 트럭을 보내며 시위하던 상황에서도 업계가 나서서 자정작용에 힘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NFT와 P2E 게임은 이런 위기의식을 인지하는 한편 기술적인 면에서도 리스크가 제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위정현 이재명 대통령 후보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장이 특보단 출범식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특보단 제공)
▲ 위정현 이재명 대통령 후보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장이 특보단 출범식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특보단 제공)
위정현 단장은 "한국 게임업계에서는 자정 및 자율규제 능력의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유저들의 트럭시위가 발생하기 전까지 게임업계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우리는 반문해봐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플레이하며 돈을 벌 수 있다는 P2E 게임에 대해서도 사행성 등 리스크가 될 주요 요인을 검토하고 국내 상황에 맞는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규제의 이슈'다. 현재 한국과 중국에서만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을 금지하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각국마다 규제와 관련 심의를 통해 선별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1억2000만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한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은 NFT와 가상자산 기술이 적용된 게임의 입점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현금으로 환전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금지하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NFT 및 P2E 게임 자유도가 높은 것으로 일본의 경우 규제당국에서 '화이트 리스트 코인'으로 인정받은 프로젝트의 NFT만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다. 이는 가상자산의 가치 변화 등으로 받을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풀이된다. 

위정현 단장은 최근 게임 캐릭터의 옷을 벗겨 속옷을 볼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와이푸-옷을 벗기다'처럼, 관련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형태에서 P2E 게임 서비스를 활성화할 경우 검증되지 않은 불법 P2E 콘텐츠의 범람을 막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환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행성과 환전에 대한 제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는 P2E 게임을 중심으로 한 신규 사업이 발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돌연 중단해 투자금을 가로채는 '러그풀' 사기가 횡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바다이야기는 전세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도박판으로 번져 당시 노무현 정부의 존립까지 위협했다"며 "(P2E 게임도) 사행성 방지에 대한 논의와 준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 엑시인피니티 코인의 가격 폭락 현상. (사진=위정현 이재명 대통령 후보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장, 코인게코)
▲ 엑시인피니티 코인의 가격 폭락 현상. (사진=위정현 이재명 대통령 후보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장, 코인게코)
이런 우려는 현재 해외에서 서비스중인 P2E 게임의 본질에서 비롯된다. 위정현 단장은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P2E 게임이 오히려 유저의 돈을 약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임사는 코인 발행 및 아이템 판매 수익을 얻지만 유저는 가상자산 가치가 폭락할 경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P2E 게임이 아이템 판매와 결합할 경우 유저의 가치 보존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위정현 단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즈에 나온 기사를 보면 엑시인피니티 유저들이 채굴 및 플레이로 얻는 코인을 다시 캐릭터를 키우는 데 투자하지 않고 전부 팔아버리기에 게임사도 신규 유저를 빨아먹고 사는 구조라고 한다"며 "코인 기반 게임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인데 이는 엑시인피니티만이 가진 문제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P2E 게임, 유저 수익 배분 고민할 때
그렇다면 이재명 후보의 특보단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위정현 단장은 P2E 게임에 대해 △완전한 프리 투 플레이의 실현 △게임 경제와 가상자산의 안정적 유지 △신규 글로벌 IP 개발 △게임사 수익을 유저와 나누는 구조 등의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게임 캐릭터나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지 않는 '프리 투 플레이'를 기반으로 하는 한편 P2E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막고 유저와 수익을 나눌 수 있는 보상 시스템 마련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이재명 후보 게임·메타버스 특보단 출범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특보단 제공)
▲ 이재명 후보 게임·메타버스 특보단 출범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특보단 제공)
특히 위정현 단장은 현재의 P2E 게임이 '돈 버는 게임'이라는 전제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가상자산을 앞세운 P2E 게임 구조도 결국은 유저 약탈이지 게임사가 플레이이어와 수익을 나누는 구조가 아니지 않느냐'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P2E 게임이 가상자산 변동성에 의존할 경우 게임사는 신규 수요 모객에만 집중하게 되며, 장기적으로는 기존 양산형 게임의 BM을 결합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위정현 단장은 "왜 게임사는 자신들의 게임 생태계를 위해 공헌하는 유저에게 보답하지 않는지에 대해 묻고 싶다"며 "유튜브 같은 IT 기업만 봐도 클릭수 당 지급(PPC) 등의 정책을 통해 기업성과를 유저와 나눈다. 일부 게임사들이 유튜버 등에게 높은 광고비를 주는 것을 보면 이미 유저에게 나눌 수 있는 BM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은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과 박기목 프리즘넷 대표를 각각 공동단장으로 임명하는 한편 출범식을 갖고 게임 산업 관련 정책 마련에 돌입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