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와 ‘손목 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애플이 차세대 제품에서도 바이오센서 기능을 크게 강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워치4에 추가한 기능조차 구현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IT전문지 <더 버지>는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서 발행하는 ‘파워온’ 소식지를 인용해 “애플이 스마트워치 차기작 애플워치8 시리즈에 체온·혈당은 물론 혈압 측정 기능도 포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애플인사이더> 역시 전일 “애플워치8에 혈압·혈당 측정 같은 기능이 탑재되지는 않을 수 있고 해당 기능이 실제로 구현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혈당·체온 측정은 지난해 출시된 애플워치7부터 탑재될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가 나왔던 기능이다. 애플워치8 시리즈는 올 하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작에서도 바이오센서 기능 강화가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다. 특히 바이오센서 기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애플워치8 시리즈에서 탑재가 불투명하다고 전망된 혈압 측정의 경우 삼성전자가 이미 지난해 갤럭시워치4 시리즈에 일부 기능을 구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공개한 갤럭시워치4 시리즈에 ‘삼성 바이오액티브 센서’와 ‘체성분 측정 기능’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통해선 혈압·심전도·혈중 산소 포화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이 센서는 광학심박센서(PPG)·전기심박센서(ECG)·생체전기임피던스분석센서(BIA) 등을 하나의 칩셋으로 통합해 제작됐다. 체성분 측정 기능을 통해선 골격근량·기초 대사량·체수분 및 체지방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어디서나 스마트워치에 두 손가락을 대기만 하면 약 15초 만에 자신의 신체와 피트니스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수면 중 혈중 산소 포화도와 코골이 측정 기능도 갖췄다.

반면 애플은 애플워치7에서 별다른 바이오센서 기능을 추가하지 않았다. △전기 심박 센서 △심전도 앱 △혈중 산소 센서·앱 등을 갖췄으나 전작 대비 크게 기능적 향상을 이루지 못했다. 자전거를 타면 운동량을 측정되고 넘어짐 감지 기능 등이 고도화됐지 변화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 정보 분석가로 유명한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마크 구르만 기자는 파워온 뉴스레터를 통해 “애플이 올해 애플워치 개발 로드맵에 체온 측정 기능을 추가했으나 현재 논의가 주춤한 상태”라며 “혈압 측정은 2~3년이 더 필요하고 혈당 모니터링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 갤럭시 워치4 클래식 모델(위)과 애플워치7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 제품 이미지.(사진=각 사 제공)
▲ 갤럭시 워치4 클래식 모델(위)과 애플워치7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 제품 이미지.(사진=각 사 제공)

혈당 측정 기술은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아직 상용화하지 못했다. 양사 모두 핵심 기술을 보유한 상태지만 규제 기관과의 협의나 정확도 향상 등의 숙제가 남아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팀과 라만 분광법을 통해 레이저 빛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한 상태다. 애플 역시 애플워치용으로 개발된 수분 측정 센서 기술을 미국 특허청에 등록하기도 했다. 땀의 전기적 특성을 측정하는 전극을 시계에 배치해 땀에 함유된 전해질 농도를 측정, 인체 내 수분 함량을 파악하는 원리다. 양사 모두 ‘무채혈 혈당 측정’ 적용을 개발 목표로 두고 있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이 주도하고 삼성전자가 그 뒤를 추격하는 구도다. 애플이 스마트워치에서 핵심 기능으로 바이오센서 개발에 주춤한다면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점차 고도화되는 스마트워치 기능 중 ‘게임체인저’라고 부를 수 있는 기능은 채혈 없이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뿐”이라며 “먼저 해당 기능을 상용화하는 기업이 향후 3~5년간 시장 주도권을 거머쥘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워치 점유율은 애플이 21.8%로 1위, 삼성전자가 14.4%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2021년 3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 2021년 3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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