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안동 L하우스에서 생산된 뉴백소비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안동 L하우스에서 생산된 뉴백소비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선택권이 넓어졌다. 합성항원(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서 접종되기 때문이다. 해당 백신을 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12일 합성항원 방식이 사용된 코로나19 백신의 품목 허가를 결정했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개발하고 국내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는 코로나19 백신이다. 제품명은 ‘뉴백소비드프리필드시린지(이하 뉴백소비드)’로, 이르면 내달 중순부터 접종이 이뤄진다.

식약처는 기본 접종(1·2차)으로 허가를 냈다. 뉴백소비드의 추가 접종은 허가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백신 4종(아스트라제네카·얀센·화이자·모더나)을 맞지 않은 이들에 우선적으로 접종이 이뤄질 전망이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인체에 직접 주입, 체내에서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합성항원 방식은 △인플루엔자(독감)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등 기존 백신에서 장기간 활용되며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됐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접종됐던 ‘바이러스 벡터(아스트라제네카·얀센)’나 ‘메신저 리보핵산(mRNA, 화이자·모더나)’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에 거부감을 느꼈던 이들에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신규 기술로 꼽히는 바이러스 벡터와 mRNA 방식이 적용된 코로나19 백신은 검증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그 때문에 심각한 부작용 등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바이러스 벡터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진행됐지만 상용화는 최근에서야 이뤄졌다. mRNA의 경우 화이자·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 첫 사례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집계에 따르면 12일 0시 기준 코로나19 1차 접종을 마친 인원은 4439만1132명이다.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86.5%다. 2차 접종자는 총 4314만7364명(인구 대비 84.2%)다. 국내 미접종자는 360만명으로 추정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 데에 따른 기술적 불안감으로 접종을 꺼리는 국민도 많을 것”이라며 “합성항원 방식은 전통적 백신 개발 방법이라고 불릴 만큼 안전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을 맞지 못하는 이들이 아닌 단순 불안감으로 접종을 꺼리는 국민에 노바백스는 좋은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이날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의 품목허가 결정’ 브리핑을 통해 향후 추가 접종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식약처장은 “현재 개발한 회사에서 (추가 접종을 위한) 별도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허가변경 절차가 진행되고 요청이 들어오면 제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허가변경 관련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금까지 추가 접종에 대한 허가변경을 낸 사례가 없다. 다만 임상을 통해 현장에서 충분한 경험이 쌓였다고 판단되면 ‘허가범위 예외’로 추가 접종이 가능하도록 했다.

▲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SK바사, 기술력 증명…생산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의 품목 허가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력도 인정을 받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당 백신의 원액부터 완제까지 전 생산 과정을 책임진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생산과 상업화의 권리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질병관리청과 총 4000만회분의 뉴백소비드를 국내에 공급하는 선구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해외서 대부분 10회분이 포장된 바이알 형태로 유통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추가적 연구개발(R&D)을 통해 백신 1개당 1회 용량이 포함된 ‘프리필드시린지’ 형태의 1인용 주사제로 개선하기도 했다.

▲ (사진=게티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

회사 관계자는 “노바백스로부터 핵심 기술을 이전받아 생산을 준비해왔다”며 “코로나19 백신의 원액을 전달받아 패키징(포장)하는 기업은 있지만, 원액 생산부터 완제품 출하까지 모두 진행하는 곳은 국내에서 SK사이언스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0년 8월 노바백스와 위탁생산개발(CDMO)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원액·완제의약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전 계약도 체결했다.

노바백스는 뉴백소비드에 대한 임상시험을 미국과 멕시코에서 18세 이상 성인 약 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 효과는 90% 수준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선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이상 반응 대부분이 경증 혹은 중등증으로 경미했다.

노바백스는 미국에서 12~17세 청소년 최대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3상을 통해 접종 연령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뉴백소비드를 2회 접종하고 6개월 뒤 부스터 샷으로 1회 접종한 결과 항체가 4.6배 증가한 데이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노바백스가 진행한 최근 연구에선 오미크론 및 기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도 확인됐다. 뉴백소비드를 2회 접종하고 6개월 뒤 부스터샷으로 1회 접종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에 반응하는 항체가 2회 접종 대비 9.3배, 델타 변이는 11.1배 높게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허가로 미국·유럽연합(EU) 등에서 허가된 코로나19 백신 5종 중 2종을 독자적으로 생산·공급하는 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원액과 완제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백신은 세계는 물론 국내에도 공급됐다.

스탠리에르크 노바백스 대표이사(사장)는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이 한국의 방역에 기여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SK 바이오사이언스와 한국 식약처의 노력과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우리의 백신이 현재와 미래의 팬데믹을 저지할 주요한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식약처의 철저한 심사로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 뉴백소비드는 현재의 팬데믹 상황을 제어할 새로운 열쇠가 될 것”이라며 “검증된 SK의 기술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백신인 만큼 정부와 협의를 통해 충분한 양을 국내에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 전경.(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 전경.(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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