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13 출시 후 중국 내 판매량 추이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 아이폰 13 출시 후 중국 내 판매량 추이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플이 중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수년째 지속 중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에서도 미국 기업 애플이 만드는 아이폰만은 영향 밖에 머무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13이 출시된 2021년 39주차(9.20~26) 1위를 시작으로, 52주차(12.20~26)까지 총 9차례 1위(판매량 기준)를 차지했다. 출시 초에는 판매량이 매주 하락했으나 47주차 1위에 1위를 재탈환한 이후 6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내 애플의 인기 이유로 전작 대비 인하된 아이폰13 가격, 화웨이의 부진으로 고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약화된 것을 들었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아이폰13 시리즈는 기본형 기준 판매가 5999위안(약 112만원)으로 전작 아이폰12 대비 300~800위안 저렴한 가격이 책정됐다. 중국 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 브랜드였던 화웨이는 장기화된 미국의 무역제재 여파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점유율이 8%까지 하락했다. 경쟁력 있는 신제품 출시나 대량생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강력한 경쟁자인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한 자릿수 미만에 불과하다. 결국 제품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까지 낮춘 아이폰이 중국인들의 프리미엄폰 수요를 자연스레 흡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아이폰13 시리즈는 중국 전자상거래플랫폼 징둥닷컴 기준 선주문 물량이 전작보다 30% 높아진 200만대를 기록했다.

▲ 중국 내 아이폰 13 시리즈 모델별 판매 비중 (14주간 누적)
▲ 중국 내 아이폰 13 시리즈 모델별 판매 비중 (14주간 누적)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아이폰13 기본형이다. 프로 혹은 프로맥스 등 상위급 모델의 인기가 높은 미국과 달리 중국 시장에서는 기본 모델이 판매 초와 이후에도 비중이 높은 경향이 나타난다. 최근 14주간 누적 판매량을 볼 때 기본 모델의 비중은 51%, 가장 비싼 프로 맥스 모델이 23%, 프로 모델 21%, 가장 작고 저렴한 미니 모델 비중은 5%에 불과했다.

한편 애플의 이 같은 약진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영향력 제고를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화웨이의 제품 수급이 제한적인 점과 타 중국 제조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애플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오랜 기간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중국 재진출을 노리는 삼성전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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