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4일 저가형 LTE 스마트폰 '갤럭시 XCover 5'를 출시했다. 국내 이동통신 환경이 5G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시기에 때아닌 LTE 스마트폰 출시에 시선이 집중된다.
갤럭시 XCover 5는 △5.3인치 HD+ 디스플레이 △2GHz 엑시노스 850 프로세서 △500만화소·1600만화소 전후면 카메라 △4GB 메모리 △64GB 저장소 △3000mAh 배터리 및 15W 고속충전 지원 등 2010년대 초중반 유행했던 스마트폰 스펙을 갖추고 있다.
가격은 이에 걸맞은 27만5000원으로, 삼성전자가 자급제로 판매 중인 갤럭시M12(19만8000원)를 제외하면 가장 저렴한 LTE 휴대폰이다. 저가형이지만 IP68 방수방진을 지원하는 점, 요즘 트렌드에서는 보기 드문 탈착식 배터리를 사용한 점도 눈에 띈다. 삼성은 2022년에 왜 이런 스마트폰을 출시한 걸까? 크게 △소비자 선택권 확대 △틈새 수요 충족 측면에서 해석 가능하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5G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되고 있다. SKT·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각사의 5G 가입자 비중은 전체 가입자 대비 36~39%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는 3사 모두 50% 이상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민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LTE 사용자임에도 불구하고 LTE 스마트폰 출시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애플은 아이폰12 이후 5G 스마트폰만 생산 중이며 삼성전자도 5G 모델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마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 현재, 국내에 신규 출시되는 LTE 모델은 더욱 희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통사들도 LTE보단 5G 확산에 힘을 싣는다. 5G 지원 모델은 기본적으로 5G 요금제로만 판매하며, 이는 5G의 ARPU(가입자당단가)가 LTE보다 높기 때문이다. 자급제 단말기는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지만 구입·개통 절차가 번거로워 소비자 접근성이 낮다.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한 국내 자급제 단말기 이용률은 18.93%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은 특히 스마트폰 이용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스펙보다는 높은 내구성과 낮은 가격을 선호하는 일부 사용자(중장년, 청소년, 어린이)층에게 제약으로 다가온다.
갤럭시 XCover 5는 이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출시된 모델이다. 5G 미지원 모델로 LTE 요금제 가입이 쉬우며 러기드(Rugged) 제품군으로 높은 내구성을 기대할 수 있다. 러기드폰이란 일반 휴대폰보다 충격, 낙하, 진동, 고열·저온 등에 강한 내성을 지니도록 설계된 제품군을 의미한다. 'Xcover'는 삼성전자가 러기드폰에 붙이는 네이밍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기기 파손 위험율이 높은 노년, 청소년층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고, 산업현장에서도 내구성에 특화된 제품으로 어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갤럭시 XCover 5는 '키즈폰'으로도 가공돼 14일 이통3사를 통해 함께 출시됐다. 키즈폰은 스마트폰 관리가 서툴고 부모의 관리감독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특화 기능이 설치된 스마트폰이다.
이날 SK텔레콤은 'ZEM 꾸러기 폰', KT는 '신비 키즈폰2', LG유플러스는 'U+키즈폰 with 리틀카카오프렌즈'란 이름으로 각각 XCover 5 기반 키즈폰을 선보였다. 키즈폰답게 아기자기한 테마가 특징이며 3사 모두 아이 교육용 콘텐츠 추가 및 무상제공 등을 내세웠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홈러닝 수요가 높아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XCover 5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영어 회화 플랫폼 '튜터링' 수강권 할인 쿠폰 ▷'튜터링 초등' 수강권 할인 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