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스증권 업데이트 안내 이미지(사진=토스증권)
▲ 토스증권 업데이트 안내 이미지(사진=토스증권)

토스증권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를 위한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프리장(정규장 시작 전 거래) 주문을 지원하고, 인기 높은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인 'TQQQ(PROSHARES ULTRAPRO QQQ ETF)'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달 출시 예정인 카카오페이증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로 사용자들의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토스증권은 새해 들어 첫 대규모 MTS 업데이트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3월 공식 출범 이후 토스증권은 상시적인 서비스 업데이트를 진행해 왔다. 이번에 새로 적용되는 내용은 크게 △국내·해외 투자종목 확대 △매매 기능 추가 △알림 기능 세분화로 나뉜다. 

먼저, 국내주식 투자종목에 ETF와 ETN(상장지수증권) 등 상장지수상품이 추가된다. 레버리지 ETF를 포함 총 804개 종목으로 국내 상장된 모든 ETF와 ETN이 해당된다. 해외주식 투자종목도 대폭 늘어난다. 지난해 12월 해외주식 서비스 공개 당시 거래 가능한 종목은 ETF를 포함 총 522개 종목이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레버리지 ETF를 포함 총 2700여개 종목으로 확대된다.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TQQQ도 거래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 프로셰어스가 운용하는 TQQQ는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이 7867만 달러(약 930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해외 순매수 종목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미국 증시가 호황을 누린 덕분에 높은 수익률을 안겨다줬다. 다만 올해 들어선 TQQQ의 중심을 이루는 기술주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 투자 시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번 토스증권 MTS 업데이트로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 정규 거래시간 외에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거래가 가능해진다. 현재 토스증권 해외주식은 한국시간 기준 평일 저녁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거래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정규 거래시간 전에 미리 주문할 수 있는 프리마켓에서 저녁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장 마감 후 애프터마켓에서는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프리장 거래는 토스증권 사용자들의 요청이 많았던 기능이었다. 정규 시장이 열리기 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서다. 서학개미 유치를 위해 다수 증권사가 프리장 거래를 지원 중이다.

특히 키움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 해외주식 시장점유율이 높은 증권사들은 프리장 시간을 오후 6시부터로 확대했다. 이들 증권사에 비해 아직 토스증권 프리장 거래 시작시간은 3시간이 늦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처음은 오후 9시로 시작하지만 미국 현지 파트너사와 논의를 통해서 거래 시간을 점차 넓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하는 가격에 주식을 자동으로 사고 팔 수 있는 자동주문 기능도 국내 주식에 적용된다. 보유 중인 주식이나 관심 주식을 골라 특정한 가격에 도달하면 미리 지정해둔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거래 방법이다. 시장상황을 매번 확인하기 어렵거나, 당장 오늘이 아니어도 관심 주식이 원하는 가격에 도달했을 때 매매하고 싶은 투자자들이 눈여겨 볼 기능이다.

토스증권 출범이후 고객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던 알림 기능은 각 종목별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기존 알림 항목인 가격변동, 뉴스, 공시정보와 같은 회사소식 외에 각 종목별 지정가를 설정해 지정가 도달 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토스증권 MTS는 첫 선을 보인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서비스 업데이트를 꾸준하게 해왔다"며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단계의 고객과 투자경험이 쌓여 성장한 고객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갈 것"이라 말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규모와 시기 면에서 카카오페이증권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국내 주식, 미국 주식, ETF 투자가 모두 가능한 MTS를 이달 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사전예약한 고객에게는 한시적으로 거래수수료부터 미국주식 환전수수료까지 무료로 지원하는 프로모션도 공격적으로 펼친다. '누구나 편리하게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MTS'를 표방해 토스증권과 콘셉트가 상충한다.

토스증권은 타사와 차별화된 강점으로 정보 획득의 용이성과 앱 접근성을 내세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주식 뉴스에 특화된 번역 엔진을 개발, 해외종목 뉴스를 곧바로 가져와 AI(인공지능)가 자동 번역해 실시간으로 국문화된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토스 앱만 있으면 해외주식 앱을 따로 설치하거나 계좌를 새로 여는 번거로운 절차도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개설된 계좌는 400만개, 월간 활성사용자(MAU)는 23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올 상반기 중 MTS 차트 고도화와 국내주식 시간외 거래,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도입해 한층 강화된 투자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주식 거래는 증권사의 핵심적인 수입원으로 자리잡았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접근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해외주식 거래수수료 수입은 약 47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