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랩스의 팜모닝. (사진=그린랩스)
▲ 그린랩스의 팜모닝. (사진=그린랩스)

창업 5년만에 예비 유니콘으로 주목받고 있는 데이터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가 17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금으로 인수합병 전략을 강화하고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17일 그린랩스에 따르면 이번 투자에는 BRV캐피탈매니지먼트(BRV)가 리드 투자사로 1000억원을 투자했고 SK스퀘어와 스카이레이크가 각각 350억원씩 투자를 단행했다. 이로써 그린랩스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2100억원으로 불어났다. 

BRV의 투자 이유는 BRV의 성장창출 노하우를 활용해 그린랩스의 글로벌 시장 개척 및 인수합병 전략 수립·실행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BRV는 미국 블루런벤처스의 아시아 투자 플랫폼으로 성장투자(Growth Equity) 영역에 집중해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의민 BRV 전무는 “그린랩스가 이뤄내고 있는 농업의 디지털화 속도가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고 실시간으로 고도화되고 있는 고유 데이터베이스의 가치는 천문학적 수준”이라며 “더불어 농업 생태계의 가치사슬을 완전히 재정의하면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는 접근으로 고속성장하고 있는 그린랩스만의 방정식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랩스는 현재 농장경영에 필요한 데이터농업 서비스 ‘팜모닝’과 ‘신선마켓’을 농가에 제공해 생산과 유통을 혁신하고 있다. 팜모닝은 농민을 대상으로 데이터 기반 작물재배 컨설팅을 제공하고 농장환경 정밀제어를 통해 최적의 생육관리를 돕는다. 신선마켓은 데이터 기반으로 생산자와 바이어의 농산물을 중개하고 있다. 현재 국내 100만 농가의 절반이 넘는 50만 이상이 팜모닝 앱을 통해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창업 초기부터 경쟁력을 구축해 온 건 ‘팜모닝 스마트팜’이다. 기존 스마트팜 기술이 농장환경을 원격제어 관리하는 리모컨 역할로 노동력을 줄이고 편의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면, 팜모닝 스마트팜은 핵심기술인 클라우드 기반 AI(인공지능) 농법과 복합환경제어 시스템을 통해 균일한 고품질의 농작물 재배 및 생산량 증대를 돕는다. 즉 사물인터넷 기기를 통해 모든 데이터가 실시간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돼 정밀한 농장환경제어가 가능한 것이다.

▲ 그린랩스 서비스. (사진=그린랩스)
▲ 그린랩스 서비스. (사진=그린랩스)

그린랩스는 이러한 디지털전환을 농업 외 축산 등의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도 추진해왔다. 국내서 유일하게 농장 설계를 자동화 기술로 제공하고 있는 브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러닌’을 인수하고 AI 기술을 중심으로 축산(양계·돈사·축사) 분야 스마트팜 시스템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파이프트리 스마트팜’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이어 축산 스마트팜 선도기업 ‘리얼팜’과 축산 유통판매 전문기업 ‘예술소’를 각각 인수한 바 있다. 가축사육에서 축산물 유통에 이르는 축산업의 서비스 밸류체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외 농업분야 ERP(기업 업무 프로세스 통합관리) 기업 우성소프트, 아산소프트도 인수했다.

글로벌 확장을 위한 초석도 다졌다. 최근 션라이농업과 파트너십을 통한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고 아시아태평양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베트남에 딸기 스마트팜을 공급했다. 특히 기후환경이 열악한 농업 불모지나 스마트팜 기반 조성이 필요한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해 데이터농업의 글로벌화를 주도하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장 확대로 그린랩스는 지난해 전년대비 4배 성장한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고속성장에 창업 5년만에 예비 유니콘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SK스퀘어도 “그린랩스는 유니콘 등극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며 “내년 4~5배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농업은 모든 산업 분야 가운데 디지털전환 속도가 가장 늦은 분야라, 애그테크(농업과 기술)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관련 시장정보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글로벌 투자자가 애그테크 분야 기업에 투자한 건수는 연평균 24.5% 수준의 증가세를 보여온 것으로 추산된다.

그린랩스는 이번 투자금도 인수합병과 글로벌 확장을 위해 쓸 예정이다. 신상훈 그린랩스 대표는 “데이터농업 밸류체인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주요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며 “또 국내 데이터농업을 견인한 핵심동력을 해외로 확장해 글로벌 농업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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