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무기를 전문으로 만드는 국내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2조6000억원의 초대형 수출 계약을 성공시켰다. 사업 매출 비중 대부분이 국내 시장에 치우쳐져 있는 LIG넥스원이 이번 계기로 수출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7일 LIG넥스원은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와 약 2.6조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천궁 II)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천궁 II’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로 단일 유도무기 수출로는 국내 방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LIG넥스원에 따르면 최첨단 유도무기 수출은 후발주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의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 글로벌 방위산업체들과 경쟁에서 이겨냈다는 것은 앞으로 수출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IG넥스원은 2015년 순수 방산업체로서는 처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업체로 유도무기 분야에서는 국내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상장 이후 사업중단 등의 악재 탓에 매출이 급감하고 영업이익이 거의 적자 직전까지 치닫는 등 2017년까지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회복에 나서기 시작한 LIG넥스원은 2020년 영업이익 규모를 640억원까지 키우며 정상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실적 개선세는 지속됐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1조24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70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넘어섰다.

수주 잔고도 넉넉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총 6조8000억원으로 2020년 말 7조3000억원에 비해 전체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예년과 비교해서는 많은 편이다.

이번 계약은 LIG넥스원의 약점으로 꼽혔던 적은 수출비중’ 문제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LIG넥스원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비중은 10~15% 수준으로 사실상 국내 사업에 치우친 형태다. 수출 비중만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매출을 큰 폭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이번의 성과가 K-방산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중견·중소기업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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