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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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 영역에서 뚜렷한 사업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양사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관련 기술력의 비교가 이뤄지는 양상이다.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로부터 백신 원료(DS)를 공급받아 충진·포장 등의 과정을 통해 완제품(DP)을 생산한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원액 생산부터 완제품 출하까지 모두 진행한다.

백신 원액을 직접 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위탁생산(CMO) 영역에서 기술적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은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양사에서 생산하는 코로나19 백신이 완전히 다른 종류인 데다 한 품목만을 두고 전체 기술력을 평가하는 것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생산하는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프리필드시린지(이하 뉴백소비드)’는 합성항원(재조합 단백질) 방식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로부터 수주를 받아 위탁생산 중인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박스’는 mRNA(전령RNA)를 기반으로 한다.

합성항원 백신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인체에 직접 주입, 체내에서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반면 mRNA 백신은 감염에 핵심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모체가 되는 유전체를 체내에 주입한다. mRNA가 체내에 들어오면 일부 세포에서 이를 이용해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고, 면역세포가 이를 인식해 항체를 만드는 식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뉴백소비드와 스파이크박스의 작용기전이 완전히 다른 만큼 이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기술도 전혀 다른 종류”라며 “양사 모두 제품에 따라 필요한 기술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이라는 시장이 겹치는 점 이외에 공통점이 없어 생산 기술적 측면에서의 비교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의 원액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기반 기술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와 코로나19 mRNA 백신 원료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공장에 mRNA 백신 원액 생산 시설을 증설해 오는 5월부터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시장성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합성항원 방식은 △인플루엔자(독감)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등 기존 백신에서 장기간 활용되며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된 기술로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뉴백소비드를 만드는데 필요한 신기술이 크지 않은 셈이다.

반면 mRNA의 경우 화이자·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 첫 사례다. 이에 따른 제조 기술도 새롭게 요구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기술은 mRNA 의약품 제조기술을 확보하면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새롭게 등장한 mRNA 백신 관련 생산 기술을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춰 빠르게 갖추고 있다”며 “향후 바이오시장에 보다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가 위탁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으며 품질 측면에서 모두 검증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은 지난달 13일 품목허가를 획득, 현재 국내 방역 현장에 공급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는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은 지난 12일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의 기본 접종(1·2차)은 이르면 오는 2월 중순부터 진행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 데에 따른 기술적 불안감으로 접종을 꺼리는 국민도 많을 것”이라며 “합성항원 방식은 전통적 백신 개발 방법이라고 불릴 만큼 안전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건강상의 이유로 백신을 맞지 못하는 이들이 아닌 단순 불안감으로 접종을 꺼리는 국민에 노바백스는 좋은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안동 L하우스에서 생산된 뉴백소비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안동 L하우스에서 생산된 뉴백소비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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