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최경진 가천대 교수, 박영일 이화여대 교수, 주용완 강릉원주대 교수, 박민철 김앤장 변호사가 2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메타버스는 미래다'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블로터)
▲ (왼쪽부터)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최경진 가천대 교수, 박영일 이화여대 교수, 주용완 강릉원주대 교수, 박민철 김앤장 변호사가 2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메타버스는 미래다'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블로터)

“마이크로소프트(MS)의 블리자드 인수는 MS 역사상 가장 큰 딜로 충격적인 딜이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바꾼 것보다, 더 의미있는 사례다. 메타버스로 향하겠다는 걸 더 강하게 얘기한 것이다. 그런데 국내서 메타버스는 기존 규제와의 문제가 있다. 메타버스를 게임이라고 보면 시작도 못한다. 진흥법으로 산업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박민철 김앤장 변호사는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메타버스는 미래다’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변호사가 언급한 기존 규제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다. 게임 관련 법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등급분류, 거래규제, 과몰입 규제 등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에 메타버스 산업발전을 위한 별도의 진흥법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날 토론회는 지난 11일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메타버스산업 진흥법안(진흥법)’ 제정 방향에 대한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김 의원은 토론회에서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2030년 메타버스 산업이 18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미래 일자리, 꿈, 먹거리 등 모든 것이 녹아 있는 메타버스 산업을 키우기 위한 진흥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과거 ‘세컨라이프’의 몰락을 반면교사 사례로 들었다. 세컨라이프는 2003년 미국 개발사 린든랩이 개발한 온라인 가상현실 플랫폼이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당시 가장 큰 문제점은 가상현실에 들어가야 할 유인이 없었고 몰입감을 느끼기 어려웠다는 점”이라며 “이 외에도 미흡한 UX(사용자경험), 확장성 부족, 상업적인 접근만 했다는 점 등이 몰락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상업적인 접근만 한 것이 문제인 이유는 플랫폼 내에서 이용자들이 경제적 활동뿐 아니라 사회적 교류, 문화적 활동 등도 할 수 있어야 플랫폼이 막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주용완 강릉원주대학교 교수도 “상업적 요인과 함께 사회문화적 요인도 중요하다”면서 “플랫폼에 대한 신뢰성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이용자들을 어떻게 잘 보호하고 이용자들이 좀 더 크리에이티브하게 활동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야한다”면서 “특히 거래를 하는 부분에 있어 신뢰성을 줄 수 있는 기술들은 차기 정부에서 육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메타버스 유인책이 되는 화폐 등의 거래수단이 중요하다는 점에 모두 공감했지만, 이 또한 규제 문제가 있다. 박 변호사는 “어떤 화폐를 가지고 활용할 거냐에 따라 선불지급결제수단이 되냐, 특금법(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가상자산이 되느냐, 증권이냐 등의 현실에서 부딪힌다”면서 “진흥법에서 원칙들을 밝혀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참석자들은 진흥법을 통해 메타버스에 대비하기 위한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흥법의 제정 방향은 △기본적으로 메타버스 세상에 대한 명확한 정의 △유인체계인 화폐 관련 규율 마련 △기반조성을 위한 기술개발 촉진 △이용자 피해 예방과 구제 체계 마련 △자율규제를 위한 단체 지정 등이다.

현재 발의된 법안 내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는 “직접적인 재정 지원 언급이 없다”며 “산업이 발전하려면 재정지원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한국의 경쟁력이 입증된 K콘텐츠 부문을 메타버스 상에서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진흥책들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는 “원격의료 회사들이 메타버스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고 있지만 현재 규제 샌드박스 내에서 한시적으로 허용을 받아 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이런 것도 메타버스 내에서 정식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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