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진행 중인 2021년 임금교섭이 난항에 빠졌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25일 사측이 제시한 임금·복리후생 교섭 최종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 결과를 발표했는데,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중 90.7%가 사측 최종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과 2021년도 임금협상 최종 교섭을 마치고 임금·복리후생 교섭 최종안을 전달했다. 노조는 지난 22일부터 사측 최종안을 두고 조합원 대상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전날 마감됐다.

사측이 제시한 최종안에는 △조합원 후생 및 재해방지를 위한 조합발전기금 3000만원 지원 방안 △임금피크제 및 임직원 휴식권에 관한 제도 개선을 협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가 요구한 임금 인상은 최종안에서 빠졌다. 노조는 전 직원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조합원 중 절반 이상이 참여한 투표에서 찬성 의견이 다수를 차지할 경우 임금협약은 체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5일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총투표 결과 90.7%가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노조 측이 요구한 임금 인상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조합원 총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임금교섭이 난항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노조 공동교섭단은 “조합원들의 뜻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깊이 있는 대책 논의를 진행하겠다”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을 통해 쟁의행위권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진윤석 삼성전자 노조 위원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삼성은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내 눈에 흙이 들어오기 전에는 노조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경영 철학을 세우면서 ‘무노조 경영’을 이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20년 5월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창사 52년 만에 첫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단체협약의 경우 합의까지 9개월이 걸렸다. 현재 진행 중인 임금협약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화됐다. 노사는 본교섭 9차례를 포함해 총 15회 교섭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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