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엔비디아)
▲ (사진=엔비디아)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회사 암(ARM)을 인수하려던 계획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수 최종 확정에 필요한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파트너들에 인수가 마무리될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소프트뱅크가 인수가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ARM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2020년 9월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달러(약 47조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반도체 기업 M&A 사상 최대 금액이다. 거래 발표 당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인수로 인해 인공지능 시대에 알맞게 훌륭하게 자리 잡은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하지만 발표 후 영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정부로부터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해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한 1단계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경쟁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 후 영국의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는 반독점과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로 2단계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달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기술 등의 분야에서 혁신과 경쟁을 억제할 수 있다며 인수 반대 소송을 냈다. 한 소식통은 엔비디아가 타 정부의 승인을 얻을 경우 중국 당국이 인수를 반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RM은 중국 사모펀드 회사인 호푸투자관리공사와 조인트벤처를 운영하고 있다. 

인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형 IT기업들도 거래 무산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정보를 규제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기업들은 엔비디아가 ARM의 고객사라는 점을 들며 인수 마무리 후 엔비디아가 ARM의 독립성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아직 이에 대해 양사의 공식 발표가 나온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는 “이 거래가 ARM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며 인수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소프트뱅크도 성명서를 통해 “인수가 승인될 것이라는 데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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