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학생들에게 그 어느 곳보다 친숙한 공간이다. 최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늘었지만, 여전히 학교라는 공간은 학생들에게 익숙하고 정겹다. 이런 익숙한 공간에서 마주하는 친구, 선생님, 경비 아저씨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면 어떨까. '지금 우리 학교는'은 이런 무서운 상상에서 출발한다.
원작은 '효산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좀비 사태로 인해 위기를 겪는 학생들이 7일간 생존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원작의 줄거리를 토대로 극 중 캐릭터에 입체적인 변주를 줘 색다른 서사를 그려낼 예정이다.
첫 번째는 '하이틴'이다. 기존 좀비물이 성인들이 주축이 돼 이야기를 전개한 것과 달리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학생들이 서사의 중심이 된다. '학교'라는 익숙한 공간에 고립된 학생들은 좀비로 변한 선생님과 친구들을 피해 도망치거나 때로는 그들을 죽이며 '희생'과 '용기'를 배운다. 누군가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함정에 빠뜨리지만,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똘똘 뭉치는 의리를 발휘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면역자'라는 변수다. 원작 웹툰에서 '최남라'와 '윤귀남'은 좀비에게 물려도 감염체로 변하지 않는 '면역자'로 나온다. 물리면 5~10분 사이 좀비로 변하는 사람들과 달리 그들은 좀비 바이러스를 이겨내며 온전한 정신을 유지한다. 다만, 감염된 좀비처럼 산 사람을 먹고 싶어하는 욕구를 드러낸다.
동명의 극에서는 '면역자'를 비롯한 좀비의 단계에 변주를 주며 한층 입체감 있는 서사를 구현한다. 좀비 증상이 발현됐으나 사고를 할 수 있어 악의를 갖고 생존자들을 공격하는 '이모탈'과 특수한 면역으로 인해 좀비가 되지 않았지만 드문드문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는 '이뮨'이 대표적인 예다.
마지막 차별성은 '캐릭터에 대한 변주'로 압축할 수 있다. 웹툰에서 화자이자 중심 인물이었던 '남온조'는 소방관인 아버지로부터 비상 메뉴얼을 익혔다는 설정을 추가해 탁월한 대처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변화시켰다. '최남라'의 경우 좀비 사태를 겪으며 진정한 우정을 깨닫고 성장해 나가는 성격을 부여했다. 특히 원작에서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온조와 청산, 남라와 수혁 사이에 풋풋한 로맨스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동근 작가는 웹툰 기획 당시 영화 '새벽의 저주'와 '28일 후'를 보고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웹툰 마지막 에피소드인 후기편에서 "왜 우리나라에 맞는 좀비물이 없을까라는 생각에 작품을 만드는 데 뛰어들었다"며 "만화지만 영화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학교라는 공간이 지옥으로 바뀌며 생사의 기로에 놓인 학생들이 7일간의 사투끝에 살아남아 죽은 이들을 추억하며 마무리되는 '지금 우리 학교는'은 오는 28일 넷플릭스를 통해 또 한 번 한국형 좀비물의 새 역사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