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커머스 부문 매출 추이. (사진=네이버)
▲ 네이버 커머스 부문 매출 추이. (사진=네이버)

국내 최대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한 네이버가 올해는 수익 개선을 위해 커머스 기능과 솔루션, 광고 등 관련 상품 라인업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거래액 기준 커머스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달성하겠단 목표다.

27일 네이버는 2021년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커머스 부문 매출 1조475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35.4% 증가한 수치다. 4분기 매출만 보면 커머스는 4052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27.9%, 전분기대비 6.6% 각각 성장했다.

커머스 부문 분기 별 매출을 보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지만, 2020년 커머스 부문 연매출이 전년대비 37.6%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 매출 성장 폭은 줄어들었다. 네이버 측은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 성장세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브랜드스토어·쇼핑라이브...커머스 수익 개선 기대
다만 이러한 가운데서도 시장의 성장률을 유의미하게 상회하는 커머스 부문 성장을 달성한 건 △브랜드스토어 △쇼핑라이브 △선물하기 △정기구독 등 다양한 ‘버티컬 커머스 상품’들의 매출 기여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브랜드스토어는 중소상공인(SME)을 위한 네이버 쇼핑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와 달리 대기업과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네이버 쇼핑 플랫폼으로 네이버가 2020년 2월 선보인 것이다. 2020년 7월 론칭한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SME들이 휴대전화로 쉽고 편리하게 라이브 방송을 촬영하며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을 하는 동시에 상품 판매가 가능한 서비스다.

네이버에 따르면 브랜드스토어와 쇼핑라이브는 출시 후 1년반 만에 전체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의 10%를 초과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브랜드스토어는 전년대비 110% 성장하며 올해 누적 거래액 1조9000억원을 기록했고, 쇼핑라이브는 브랜드 및 SME의 적극적 참여로 거래액 1억원 이상 라이브 수가 지난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39% 성장했다.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성장률도 지난해 전년대비 35% 증가했다.

더불어 쇼핑라이브에 이달 처음 도입된 숏폼 오리지널 콘텐츠 ‘맛보기 숏핑’도 10분이라는 짧은 방송시간에 매출 1500만원 이상을 달성한 사례가 나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대비 150% 성장했다. 네이버 쇼핑 내 판매자들이 적용할 수 있는 정기구독 솔루션은 출시 6개월 만에 판매자 4배 이상, 누적 이용자 6배 이상 각각 증가했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브랜드스토어와 쇼핑라이브의 성장이 기존 스마트스토어보다 더 높아 이런 부분이 수익 잠재력과 함께 향후 네이버 쇼핑 사업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쇼핑라이브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별도 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숏폼 오리지널 콘텐츠 출시를 통해 다른 라이브 플랫폼과 격차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도 네이버 커머스 생태계 구축에 힘을 보탰다. 포인트 마케팅 덕분이다. 다만 이는 커머스 부문 마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아직 멤버십이 커머스 부문 이익의 마진에 크게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커머스 매출은 현재 △커머스 광고 △외부 제휴 중개 수수료 △멤버십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멤버십 매출은 전체 커머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다른 영역의 매출 증가 폭이 큰 상태다.

박 CFO는 “단기적으로 가입자 증가에 따라 추가 페이 포인트가 지급되기 때문에 멤버십 마케팅 관련 비용이 확대될 순 있겠지만 국내 커머스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멤버십이 네이버 쇼핑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또 이를 통해 유료 가입자가 증가하고 구매 건수 등이 확대되기 때문에 긍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론 '솔루션' 제공...커머스 수익 모델 확장
중장기적으론 이런 광고와 수수료 중심 커머스 수익모델을 ‘솔루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이날 네이버는 ‘커머스솔루션마켓’을 전날 베타 오픈했다고 밝혔다. SME들의 사업에 필요한 기술 솔루션을 모은 것이다. 상품관리, 마케팅, 주문·결제, 배송·물류, 고객관리, 사업관리 등 사업 효율을 높여주는 솔루션들이 순차적으로 등록될 예정이다.

이는 관련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진다. 그간 네이버는 다른 회사들과의 전략적 관계를 맺는 식으로 판매자들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현재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입점 100개사에게 CJ 풀필먼트를 활용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올해부터는 이러한 협업의 성과도 빠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네이버가 론칭한 커머스솔루션마켓. (사진=커머스솔루션마켓)
▲ 네이버가 론칭한 커머스솔루션마켓. (사진=커머스솔루션마켓)

네이버의 커머스 생태계 구축은 일본에서도 진행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자회사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으로 ‘Z홀딩스’를 설립한 바 있다. 한국에서 검증된 커머스 생태계 모델을 일본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든 셈이다.

이에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마이 스마트스토어’라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인 계정을 통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타사 대비 좋은 기능들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향후 순차적으로 솔루션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한성숙 대표는 “현재 개발한 일본 버전 스마트스토어 기능들이 한국 커머스 솔루션에도 적용될 수 있고, 한국에서 만들어진 커머스 솔루션 기능들이 일본에도 적용될 수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 사업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점점 고기능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SME와 상생하는 이커머스 생태계를 한국에서 잘 만든 것처럼 일본에서도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커머스 관련 다양한 수익모델을 발굴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올 상반기부터 △풍부한 커머스 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술 결합을 통한 개인 관심사와 구매의도를 반영한 차별화한 다이내믹 광고 상품 △쇼핑라이브와 콜라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면광고 등을 각각 출시하며 새로운 미디어 트렌드를 반영한 커머스 광고 상품 라인업을 확대한다.

한 대표는 “다양한 커머스 상품 출시를 통해 수익모델을 실험 중이고 내부적으로 쇼핑 포트폴리오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면서 “올해 그 성장이 본격화하면 총 거래량 대비 수수료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또 커머스솔루션 관련 부분들이 더해지면 잠재적으로 수익성 높은 신규 커머스 매출원이 확대돼 시장보다 높은 성장이나 중장기적으로 커머스의 수익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6조8176억원을 기록하며 연매출 6조원을 처음으로 넘겼다. 이는 전년대비 28.5%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년대비 9.1% 성장한 1조32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조9277억원, 3512억원을 기록하며 모두 역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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