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022년 연간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과거에 비해 나아진 성장성을 보였다. 다만 4분기 원가 증가와 물류비 부담 등의 이유로 전사 수익성이 악화돼 이를 개선해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

LG전자는 27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 매출 21조86억원, 영업이익 6777억원, 순이익 2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4% 줄었고 순이익은 91.9% 급감했다.

분기 기준 사상 첫 매출 20조원을 돌파했고 특히 HE(홈엔터테인먼트)본부에서 역대 분기 최고 매출액을 달성하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 전 사업본부에 비용 요인이 발생하며 영업손익은 역성장했다. 또 GM의 볼트 리콜 관련 충당금이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되며 순이익도 급감했다.

연간 기준으론 매출 74조7216억원, 영업이익 3조8638억원, 순이익 1조41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사업을 접은 MC(모바일) 사업본부의 영업외손실이 1조원 넘게 반영되며 일회성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년 동기 대비론 매출이 28.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했고 순이익도 31.4% 줄었다.

▲ (자료=LG전자 2021년 4분기 IR북)
▲ (자료=LG전자 2021년 4분기 IR북)

재무건전성은 개선된 모습이었다.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169%에서 4분기 166%로 3%포인트 줄었고 차입금 비율도 같은 기간 56%에서 54%로 2%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순손익이 급감한 영향으로 현금과 현금성자산, 리스부채 등을 반영한 순차입금 비율은 소폭 커졌다. 차입금은 지난해 4분기 9조9300억원으로 다시 1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현금흐름은 줄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전기 5681억원에서 4분기 4417억원으로 1200억원 낮아졌고, 여기에 차입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전기 대비 1조2000억원 가량 빠졌다. 기말 현금흐름은 6조515억원으로 전기 대비 5700억원 가량 감소했다.

▲ (자료=LG전자 2021년 4분기 IR북)
▲ (자료=LG전자 2021년 4분기 IR북)

사업부별로는 가전(H&A)사업본부가 매출 6조5248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5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 줄었다. HE본부도 매출 4조9858억원으로 분기 최대치였으나 영업이익은 이 기간 20%가량 역행한 모습을 보였다.

전장(VS)본부는 매출(1조6800억원)이 줄고 영업손익(-536억원)도 적자를 유지하며 기대했던 분기 흑자 전환을 미루게 됐다. 특히 LG전자 측은 VS본부의 분기 흑자 전환이 올해 1분기에도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 비즈니스솔루션(BS)본부는 같은 기간 매출이 14%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35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고 전기 대비로도 손실액이 2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날 있었던 증권가 대상 컨퍼런스콜(기관투자자 설명회)에선 주로 향후 사업의 불안정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특히 원재료비 상승과 물류 차질, 반도체 수급 문제 등에 따른 수익성 훼손 우려에 대한 질문이 거의 전 사업본부에 걸쳐 나왔다.

LG전자는 이런 우려에 대해 원자재에 대한 통합적 협상력 확보와 공급망관리 최적화(H&A본부), 대체 부품 개발과 소싱 업체 다변화(HE본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비한 사전 계약 체결(VS본부) 등을 지금까지의 대응책으로 언급했다.

▲ (사진=LG전자)
▲ (사진=LG전자)

다만 잠재 리스크에 대한 답변은 다소 원론적이었다. VS본부에서의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 따른 수요 부족에 대해선 “(차량용 반도체) 생산 공조를 통해 반도체 부족 문제가 완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 답하며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했다.

HE본부에서 삼성전자가 OLED(올레드) TV 시장에 진출하고 올레드 수요가 늘 경우 공급은 제한적이라 패널 가격이 오르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다양한 라인업 확대를 통해 제품 믹스를 개선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며 원가 상승에 대한 실질적 해결책은 내놓지 않았다.

LG전자는 자사 IR북에서도 2022년 사업 리스크로 글로벌 가전 수요 둔화, 수익성 악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 등을 거론했다. 지난해 낙관적이었던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친 만큼 LG전자로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여러 숙제들을 풀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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