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MSP 시장 규모는 2025년 96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CSP의 인프라를 빌려 쓰는 현재의 사업구조상으로는 마진을 내기 어렵지만,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시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MSP 시장 규모는 2025년 96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CSP의 인프라를 빌려 쓰는 현재의 사업구조상으로는 마진을 내기 어렵지만,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시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국내 대형 IT서비스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를 찾아 클라우드 MSP(Managed Service Provider·클라우드관리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먹거리로 떠오른 클라우드 MSP
“올해는 MSP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 삼성SDS는 지난해 13조6300억원으로 역대급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7.3%나 뒷걸음질쳤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물류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탓이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등 CSP(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가 아닌 MSP를 노린다는 포부다. 삼성SDS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MSP 시장은 올해 7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LG CNS도 MSP를 먹거리로 삼고 있다. 지난해 LG CNS는 기존 클라우드 MSP와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더뉴MSP’ 사업을 선포했다. 클라우드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클라우드 전담조직을 7개 담당, 39개팀으로 확대하는 한편 CSP 3사 클라우드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 800여명을 확보했다. 대한항공 IT시스템을 AWS 클라우드로 바꾸는 작업도 LG CNS가 도맡았다.

이같이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DX)에 빠르게 뛰어든 덕분에 LG CNS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경신, 전직원이 기본급의 240%에 달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일 수 있었다.

MSP는 AWS·애저 등 CSP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각 기업에 맞게 안정적으로 도입·구축·운영해주는 일종의 ‘도우미’다. 기업이 기존에 구축해 놓은 인프라에 클라우드를 곧바로 도입할 경우 이용이 쉽지 않다. 서로 다른 클라우드를 쓸 경우에는 관리가 복잡해진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MSP를 찾는 기업들도 많아지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연평균 18%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기업 가운데 클라우드로 전환한 기업은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의 성장 가능성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베스핀글로벌·메타넷글로벌·메가존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전문 MSP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코로나를 계기로 재택근무, 온라인 쇼핑·교육 등이 확산되는 등 전체 산업군의 DX 속도가 빨라지게 되면서 SI를 이끌어온 IT서비스 업계는 ‘생존’을 위해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이들은 특히 시스템 구축·관리 등 기존 서비스에 클라우드를 접목할 수 있어 MSP 시장 진출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성장세는 전체 IT서비스 성장세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IT서비스 업계는 ‘업종’에 대한 이해를 내세워 MSP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구형준 삼성SDS 클라우드사업부장(부사장)은 지난 4분기 삼성SDS 실적발표에서 “AWS나 MS 애저 등 소수의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CSP 시장은 대규모 설비투자에 기반한 규모의 경제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중요하지만 MSP 시장은 고객이 속한 업종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가 핵심”이라며 “(삼성SDS는)클라우드 관련 업종의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LG CNS도 공공·금융·제조 등 각 분야 기업들의 업무·시스템 등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회사 경쟁력으로 꼽았다.

수익성은 숙제다.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에 따라 MSP 시장 매출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적자를 보고 있다. 클라우드 MSP는 CSP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빌려 고객사의 클라우드 전환을 설계한다. 원가가 높아 구조상 사업마진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 가운데 안랩 등 보안업계까지 클라우드 MSP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어 후발주자끼리의 경쟁도 치열하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SI업계는) 기존 비즈니스로는 살아남을 수 없고, CSP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MSP를 할 수밖에 없다”며 “MSP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외에 부가적으로 제공하는 솔루션에 따라 차별화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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