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엔가젯>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소니 그룹은 게임 사업을 담당하는 소니 인터액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번지를 인수한다고 성명서를 통해 발표했다. 번지는 인수를 통해 인썸니악 게임즈, 노티독, 게릴라 게임즈 등 SIE 산하에 있는 유명 스튜디오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번지는 인수로 게임뿐만 아니라 글로벌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피트 파슨스 번지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 번지가 “소니 산하의 독립 회사로 운영될 것”이며 “여러 플랫폼을 위한 게임을 개발해나가겠다”고 밝혀 플레이스테이션 외 다른 플랫폼을 위한 게임을 개발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짐 라이언 SIE CEO는 블로그를 통해 번지의 인수가 플레이스테이션이 “콘솔형 게임 시장 너머로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번지의 세계적인 수준의 서비스 접근 방식과 커뮤니티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전문성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며 번지가 향후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의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 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언은 인수 발표 후 게임인더스트리닷비즈(Gameindustry.biz)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데스티니를 비롯해 번지가 미래에 선보일 게임들이 플레이스테이션 브랜드 외의 플랫폼에서도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SIE가 더 많은 M&A를 단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이번 거래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사실이 공개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발표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번지와 이 두 기업의 과거 관계를 조명했다. 번지는 2000년에 MS와 계약을 맺고 X박스 전용 게임인 헤일로 시리즈를 성공리에 출시했다. 2007년에 MS와 결별한 후 2010년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데스티니 시리즈의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고 이 계약은 2019년에 해지됐다. 번지의 과거 퍼블리셔인 MS와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한 지붕 아래 살게 될 예정인 가운데 번지는 MS의 최대 라이벌인 소니 산하로 들어가며 게임 업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