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핫이슈를 보다 예리하게 짚어내겠습니다. 알기 어려운 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한 발 빠른 심층취재까지 한층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게임인사이드'를 통해 <블로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게임업계의 핫이슈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해 위메이드는 꽤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연간 매출만 5000억원을 돌파하며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1266억원의 연 매출과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고공성장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4분기만 놓고 보면 그 성장세가 한층 도드라진다. 지난 2020년 위메이드는 매출 470억, 영업손실 32억원, 당기순손실 92억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는 1년 만인 지난해 4분기에 매출 3524억원, 영업이익 2540억원, 당기순이익 4250억원의 실적을 거두며 체질 개선에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이 4분기에 집중된 만큼, '미르4 글로벌 버전' 중심의 블록체인 경제 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유튜브 라이브 현장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위메이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영상 갈무리)
▲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유튜브 라이브 현장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위메이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영상 갈무리)
그러나 위메이드의 실적 개선을 말하기 위해서는 '코인 유동화'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위믹스 유동화를 통해 발생한 2254억8900만원을 신규 매출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는 4분기 전체 매출 3523억7600만원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한다.

위믹스 유동화 반영분을 제외하면 위메이드의 4분기 1269억원대로 볼 수 있다. 위믹스 플랫폼 부분이 탈중앙화 거래소(DEX)인 '위믹스 덱스'의 수수료로 이뤄졌고 그 비중도 라이선스 매출(약 367억원)의 10분의 1 수준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게임 분야에서 얻는 매출이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위메이드 2021년 4분기 플랫폼별 매출 현황. (사진=위메이드 실적발표 자료 갈무리)
▲ 위메이드 2021년 4분기 플랫폼별 매출 현황. (사진=위메이드 실적발표 자료 갈무리)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재작년이나 작년같은 경우 저희나 회계법인이 가이드라인을 받지 못해 회계처리에 대한 여부가 불투명했는데 관련 이슈를 해결하면서 이번에 위믹스 유동화 부분을 일시적으로 처리하게 됐다"며 "위믹스 상장 이후부터 꾸준하게 매도한 것을 이번 분기에 한 번에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위믹스, 언제 팔고 어디에 썼나
위믹스 유동화에 대한 부분은 '위믹스 분기보고서'에서 보다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위메이드는 10억개의 위믹스 토큰을 발행한 이후 현재까지 1억800만개의 물량을 매도했다. 매도한 물량으로 확보한 금액은 약 2271억원으로, 이 중 677억원이 생태계 구축 및 마케팅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위메이드는 지난달 제기된 '위믹스 물량 대규모 매도설'에 대한 해명과 동시에 "관련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실행하게 됐다. 

앞서 지난달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 물량이 단기간내 8억5000만개로 줄어든 것을 볼 때 관련 코인을 대량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위메이드 측은 "위믹스 생태계 조성 및 가치 제고를 위해 장기간 분할 매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위메이드의 위믹스 분할 매도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제도나 규정상 문제될 부분은 없지만 '위믹스 홀더'(투자자)에게 별도의 고지나 공시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자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위메이드가 자체적으로 분기보고서를 공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위믹스 분기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월별 자체 매도 물량. (사진=위믹스 분기보고서 갈무리)
▲ 위믹스 분기보고서를 통해 공개된 월별 자체 매도 물량. (사진=위믹스 분기보고서 갈무리)
실제로 위믹스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발행한 지난 2020년 11~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매월 꾸준하게 관련 물량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발행 초기인 2020년 11~12월(1044개)과 지난해 1월(1214개)에 가장 많은 매도량을 보였고 집중 판매 기간으로 추정됐던 지난해 10월(630개), 11월(411개), 12월(275개)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다만 위믹스를 환산해 얻은 처분가치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미르4 글로벌' 버전이 8월 말 출시되면서 위믹스 코인의 가치가 급상승한 시기와 맞물린다. 

발행초기인 2020년 11~12월만해도 위믹스의 평균 가치는 46원에 불과했지만 미르4 글로벌 버전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인 지난해 9월의 평균가치는 1659원으로 수직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의 경우 411개의 위믹스를 매도해 얻은 처분가치만 853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위메이드가 지난해 12월까지 매도한 위믹스 처분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해당 시기에 위믹스 평균 가치가 1만5125원으로 월별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처분해 얻은 2271억원 중 677억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는데, 대부분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에 썼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1594억원은 위메이드가 '선데이토즈'를 인수하는 매각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677억원 중 파트너십 및 투자에 675억원을 사용했는데 해당 투자 영역은 '주식 투자'와 '비주식투자'로 나뉜다. 

비주식투자 금액은 약 40억원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인 23억원이 '비트다오' 투자에 사용됐다. 비트다오는 '탈중앙화 자율조직'으로 '디파이 서비스 어그리게이터'(관련 서비스 통합 제공)라는 새로운 플랫폼 방향을 제시한 기업이다. 이 외에 '클레임스왑', '캘랙시', '토네이도', '고부키북스', '타이곤모바일', '룽투코리아', 'MBC', 'NT게임즈', '라미스튜디오'가 투자처로 확인됐다.

▲ 위메이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현장. (사진=위메이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영상 갈무리)
▲ 위메이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현장. (사진=위메이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영상 갈무리)
주식투자 규모는 약 634억원으로 '매드엔진'과 '메타스케일'에 각각 1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P2E 게임 및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중인 개발사 '액션스퀘어'에 80억원을 투자한 위메이드는 '하이퍼리즘'(가상자산 운용사), '수호아이오'(블록체인 보안 감사 업체), '달콤소프트'(아티스트 기반 리듬게임 개발사) 등 다양한 기업에 각각 50억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이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위믹스 투자 심리 안정을 위한 방법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방안의 일환으로 위믹스 가격이 200달러(약 23만9000원)에 도달할 때까지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발행 물량의 1%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총 발행물량의 20%를 소각한다는 의미다. 

장현국 대표는 "현재는 위믹스 유동화를 중단한 상태"라며 "시장이 안정되면 유동화를 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향후 위믹스를 유동화할 경우 자사주 매입 공시처럼 수량, 금액, 기간, 자금 활용 계획까지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현국 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연내 위메이드의 위믹스 플랫폼에 100게 게임을 온보딩하며, 하나의 블록체인 안에서 코인 및 NFT를 공유할 수 있는 '인터게임 이코노미'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메이드는 NFT와 디파이의 결합인 NFT 스테이킹서비스 '미라지'도 이번달 내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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