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기본소득' 담론은 이어지고 있다.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산업구조의 재편이 가속화하면서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선 기본소득 찬성 이유로 '인간의 기본권 유지'가 가장 많이 꼽혔고, 주된 반대 이유는 '국가 재정 악화'로 나타났다. 디지털 시대의 자원인 '데이터'가 주목받는 이유다.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선후보의 경우 기업의 데이터 무상이용에 따른 수익에 세금을 부과해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안을 밝혔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에서 기본소득의 실마리가 엿보인다. 마이데이터란 고객이 여러 회사에 흩어진 금융·비금융 정보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내밀한 신용정보를 활용해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한다. 이 때 정보를 제공한 개인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가 이미 핀테크가 발달한 해외 국가에선 활성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 <블로터> 주최 '내 손안의 금융데이터로 돈 버는 방법'을 주제로 열린 테크웨비나 참가자들은 스토리텔러로 나선 핀테크기업 핀크와 팀윙크에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한 참가자는 "사용자가 제공함에 따라 기업은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및 마케팅 등에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데이터를 제공한 개인에게 수익의 일부를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와 관련해 해외의 사례나 국내에서 실현이 가능한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제도 및 절차가 필요한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핀크는 "현재 모든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서비스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는 단계로 데이터를 광고 및 마케팅에 적용하고 있지 않고 수익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마이데이터를 통해 광고·마케팅과 관련한 수익이 발생할 경우 데이터를 제공한 고객들에게 혜택을 나눠주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로는 영국의 '디지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디지미는 다수의 기관들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한 곳에 모아 필요한 정보를 기업에 제공하는 개인 데이터 저장소 운영 업체다. 고객이 디지미를 통해 본인의 데이터를 제공하면 현금성 포인트로 보상을 제공한다.

핀크는 "데이터 주권자에게 수익의 일부를 지급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부수 업무에 속하는 '데이터 판매 및 제공 업무'를 신청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서비스를 운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결이 다르게 팀윙크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기업에 유리한 광고가 아닌, 소비자에게 '금융조언'이라는 효용을 제공하는 만큼 수익 배당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폈다.

팀윙크는 "사용자가 만들어낸 컨텐츠 및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사업 등에 활용해 돈을 버는 SNS기업과는 다른 사업 모델"이라며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자가 서비스에 기여한 바를 사용자가 직접 소유하고 가치를 함께 키운다는 것은 웹3.0의 가치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나 국내·해외의 핀테크 서비스에서 웹3.0을 구현한 사례는 아직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 올 1월 <블로터></div> 주최 '내 손안의 금융데이터로 돈 버는 방법'을 주제로 열린 테크웨비나에서 (사진 왼쪽부터)유튜버 가전주부, 스토리텔러로 나선 핀크 권영탁 대표, 팀윙크 김한준 프로덕트오너(PO)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사진=블로터)
▲ 올 1월 <블로터> 주최 '내 손안의 금융데이터로 돈 버는 방법'을 주제로 열린 테크웨비나에서 (사진 왼쪽부터)유튜버 가전주부, 스토리텔러로 나선 핀크 권영탁 대표, 팀윙크 김한준 프로덕트오너(PO)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사진=블로터)

업체마다 입장은 다르지만 마이데이터 배당을 논하기 위해선 선결적으로 마이데이터업의 사업성이 높아져야 할 필요가 있다. 한 참가자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을 매혹적인 서비스는 가장 먼저 무엇이 될 것으로 추측되나"라고 핀크와 팀윙크 양사에 질문했다. 여기에는 양사 모두 '대출' 서비스를 꼽았다.

핀크는 "마이데이터가 수익을 창출하려고 한다면 고객의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상품 추천'을 해야 할 것"이라며 "개인의 대출, 신용등급, 수입 및 지출 등의 재무상황을 기반으로 최적의 대출 상품을 제안해 기존의 대출을 갈아타거나 신규로 대출을 받는 서비스가 소비자들부터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팀윙크 역시 "사용자들은 나의 대출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나에게 최적의 대출 상품인지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핀테크 업체들에 소비자들이 정보를 맡기기 위해선 '보안성'도 요구된다. 금융당국에선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높은 수준의 보안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팀윙크는 "개인의 신용정보가 집중되나보니 법령에서는 실제의 금융회사만큼의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며 "금융보안원에서는 마이데이터 출시 전에 모든 사업자를 대상으로 엄격한 기준으로 '보안취약점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팀윙크도 무사히 통과했다"고 말했다.

핀크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신용정보법, 개인정보법, 정보통신망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4가지 법을 충족하는 보안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이 중에서 신정법, 개인정보법을 중점으로 자체적인 개인정보 보호 지침을 수립해서 보호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핀크는 모바일 앱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건을 돌파하고, 팀윙크는 온라인 대부중개업을 업계 1호로 허가받는 등 핀테크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다. 특히 팀윙크는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개인회생자 대출 비교 서비스에 이어 불법 사금융 피해를 막기 위한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자 대부중개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 업체들은 데이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까지 진출할 전망이다.

한 참가자는 "API를 통해 제공받는 공통적인 자료 외에 해당 회사가 고객들의 패턴을 획득하는 자료와의 연계 기술, 그리고 이들을 매핑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하다"며 "금융 마이데이터와 공공 마이데이터와의 연계는 어떻게 가능한지도 알고 싶다"고 질의했다.

핀크는 "소비 데이터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거래적요를 알기 위해서는 고객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동의를 얻지 못할 시 무엇을 샀는지 알 수 없다"며 "이와 더불어 한 사업자등록번호당 복수의 업종·업태를 등록할 수 있어 판매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금융데이터만으로는 고객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우나 오픈 API를 통해 받은 건강, 교육, 재무, 고용 등의 공공데이터를 금융 데이터와 결합시킬 경우 고객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어 이를 기반으로 상품 추천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공공데이터는 금융 데이터가 부족해 대출을 받기 힘들었던 씬파일러들의 대출 상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팀윙크는 "다양한 자료에서 넘쳐나는 정보 가운데에서 의미를 만들어내고 그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금융 상품 개설 과정을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간편하게 만드는 등의 효익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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