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봅니다.
‘똑닥’은 ‘비브로스(BBROS)’가 운영하는 모바일 병원 예약·접수 플랫폼인데요. 2015년 서비스 출시 이후 3년도 안돼 소아과 시장 50%를 선점했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388억원인데요. 가장 최근 투자 유치가 2020년 시리즈D 172억원입니다. DS자산운용·LG유플러스·KT인베스트먼트·삼성벤처투자·유비케어 등이 참여했습니다. 현재 비브로스의 대주주는 유비케어입니다. 똑닥의 경쟁력은 ‘전자의무기록(EMR)’ 프로그램과 실시간 연동돼 있다는 건데요. EMR은 병원 진료 지원 업무 가운데 의료 기록 업무를 전산으로 처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점이 똑닥의 경쟁력이 되는 이유는 앱 내에서 단순히 병원을 검색해 예약하는 것을 넘어 병원과의 연결을 통해 데이터 확보까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EMR 솔루션 기업과 손잡고 환자가 똑닥을 통해 진료 예약이나 접수를 하면, 병원 EMR 프로그램에 자동 입력되도록 했습니다. 마침내 이용자(환자)와 병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죠.
실손보험 간편 청구는 환자가 병원에서 자동으로 모바일 서류를 발급받아 간편하게 실손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고요. 이를 활용하면 병원에서는 종이 서류 발급 업무가 사라집니다. 처방전과 영수증·세부 내역서 등의 서류가 병원 EMR 프로그램에서 환자의 똑닥 앱으로 암호화돼 안전하게 자동 발급되기 때문이죠. 환자는 병원으로부터 발급받은 모바일 서류를 터치 몇 번으로 보험사로 전송할 수 있게 돼 번거로운 보험금 청구 과정을 건너뛸 수 있습니다.
대체 이를 통한 이점이 뭐냐 할 수 있는데요. 현재 똑닥이 목표 시장으로 삼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내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등 1차 급여 병의원(동네 병의원)은 전국 3만여개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만3000여개를 이 EMR 시장 플레이어들이 갖고 있는 거고요. 나머지는 규모가 작은 수많은 EMR 기업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리고 나머지 EMR 기업들과 또 다른 헬스케어 O2O 서비스들이 손을 잡고 있는 거고요.
물론 1만3000여곳의 병의원이 모두 똑닥 안에 들어와 있는 건 아닌데요. 다만 현재 들어와 있지 않더라도 향후 많은 병의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똑닥이 헬스케어 O2O 서비스들 가운데 시장 초기 플레이어로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으니까요. 현재 누적 가입 회원 수는 680만명 이상입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진료비 결제 후 영수증과 환자 보관용 처방전 등이 자동으로 앱에 저장되는 방문 후 경험까지 할 수 있으니 선호할 수밖에 없고요.
경쟁사들을 볼까요. 똑닥과 함께 헬스케어 O2O 서비스를 하는 곳으로 자주 비교되는 ‘닥터나우’와 ‘굿닥’이 있습니다. 월 활성이용자 수(MAU)를 알아봤는데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MAU는 △똑닥 89만9246명 △닥터나우 41만6647명 △굿닥 33만8408명입니다. 물론 닥터나우와 굿닥은 모두 2020년 각각 서비스를 시작한 후발주자입니다.
최근 코로나19와 함께 비대면 진료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요. 이에 관련 플랫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입니다. 특히 정부가 재택치료 운영 방안을 내놓으면서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기(체온계·산소포화도 측정기 등), 비대면 진료 소프트웨어(앱·전화) 등의 활용이 활발해졌거든요. 또 의료 데이터 활용 논의도 점진적으로 진행돼 왔고요. 이처럼 모두가 데이터 확보에 경쟁에 나선 가운데, 이 부문에서 똑닥이 어느 정도 앞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똑닥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똑닥에 대해 △실제 병원 방문과 관련된 서비스만 제공하기 때문에 건강 관련 데이터의 순도가 다른 헬스케어 서비스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정도로 높고 △독보적인 회원 수와 순도 높은 데이터가 더해져 이를 활용한 자체 서비스 개발은 물론 보험이나 제약 분야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고 합니다. 투자를 진행한 LG유플러스도 “코로나19 이후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고객 확보 차원에서 똑닥이 강점을 지닐 것”이라고 판단했죠.
병원 예약 및 접수 플랫폼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똑닥이 전화 등을 활용한 비대면 진료를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주력이 비대면 진료가 아닌, 불필요한 대기시간과 대면을 줄여주는 것일 뿐입니다. 현재 코로나19로 한시적 허용 상태인 비대면 진료가 완전히 허용되면 향후 비대면 진료 쪽으로 쉽게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대면 진료 시에도 EMR 프로그램 연동은 별도의 프로그램 사용 필요성을 없애줍니다.
수익모델은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데요. 수익모델을 예상해본다면, 현재 앱 내에서 병원 접수를 마친 후 뜨는 대기 현황판에 맞춤형 광고를 해볼 수도 있습니다. 앱을 꺼놔도 대기 중이면 대기 인원이 줄어들 때마다 알림이 오거든요. 또 다른 플랫폼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건강 서비스 제공이나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해볼 수 있고요. 스마트 기기 등 다양한 헬스케어 관련 사업에 나설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