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25일 출시한 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A23. (사진=삼성닷컴)
▲ 삼성전자가 25일 출시한 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A23. (사진=삼성닷컴)

2021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한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며 전방위적 시장 굳히기에 나섰다. 사실상 저가형 시장에선 국내에 적수가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5일 갤럭시A23을 출시했다. 가격은 37만4000원이다. 갤럭시A23은 삼성전자가 국내에 판매 중인 스마트폰 가운데 갤럭시M12(19만8000원), 갤럭시A12(27만5000원) 다음으로 저렴하다.

주요 사양은 아래 표와 같다. 고사양 게임 플레이를 제외하면 미디어 콘텐츠, 메신저, 일상 사진 촬영에 아쉽지 않은 성능이다. 배터리 용량은 5000mAh이며 삼성전자에 따르면 동영상을 최대 26시간 연속 재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문인식과 삼성페이 등 사용자 선호도가 높은 편의기능도 대부분 탑재됐다. 방수·방진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단점이다.

▲ 갤럭시A23 주요 사양 (자료=삼성전자)
▲ 갤럭시A23 주요 사양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A53 5G, 갤럭시A23 등을 출시하며 중저가 시장에서도 외산 업체에 틈을 내주지 않겠단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72%를 차지한 지배적 사업자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또한 갤럭시S21로 조사됐다. 2위는 하반기 폴더블폰 흥행을 이끈 갤럭시Z 플립3다. 해외 스마트폰 신흥 시장과 비교해 국내에선 여전히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중저가 시장을 무시할 순 없다. 글로벌 스마트폰 가격,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에 가성비 높은 중저가 모델을 찾는 소비자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스마트폰 3위는 30만원대 모델인 갤럭시A32다. 판매 상위 10개 모델을 살펴보면 A 시리즈가 4개나 확인된다. 그중 외산 스마트폰은 애플이 유일하게 아이폰 미니12(5위), 아이폰12 프로(8위)에 이름을 올렸다. 둘 다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이다.

▲ 2021년 국내 스마트폰 판매 상위 10개 모델.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 2021년 국내 스마트폰 판매 상위 10개 모델.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이처럼 국내 중저가 시장은 이미 삼성전자가 독점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산 경쟁자였던 LG전자는 지난해 7월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 시장 점유율 변화상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점유율을 그대로 흡수한 것으로 본다. 또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애플 외 기업의 점유율은 여전히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해 중저가 시장 확대를 노리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SE 3세대가 대표적이다. 해당 모델은 가격이 갤럭시A53 5G와 같은 59만원이지만 '두뇌'는 아이폰13 시리즈와 동일한 칩(SoC)이 탑재돼 성능 면에서 여타 중저가 스마트폰을 크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애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애플이 전작인 아이폰SE 2세대 가격을 더욱 낮추는 식으로 20~30만원대 시장 확대에도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도 호시탐탐 한국 시장을 노리는 업체 중 하나다. 샤오미가 2021년 3월 국내에 출시한 홍미노트10와 10프로는 당시 20~30만원대에 동급 갤럭시 스마트폰을 앞선 하드웨어 탑재로 눈길을 끌었다. 비록 중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낮은 선호도, 부족한 사후서비스(AS) 등이 한계로 지목되며 흥행에 실패했지만 샤오미는 지난해 11월까지 총 4종의 스마트폰을 국내에 지속 출시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가 50만원 미만의 신형 스마트폰을 국내에 잇따라 출시하는 배경에는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 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사전에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함께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 전용 글로벌 제품 출시 행사를 올해 2년째 이어가며 시리즈 인지도 제고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한편 삼성전자가 최근 이슈 상황에 빠지면서 갤럭시A 시리즈 출시와 마케팅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S22의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으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빠져있다"며 "갤럭시A53과 같은 고성능 A 시리즈 확대 판매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애플 또한 아이폰SE 3세대를 내세워 중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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