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오아시스마켓 서초점. (사진=오아시스)
▲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오아시스마켓 서초점. (사진=오아시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 1위 ‘마켓컬리’에 이어 2위에 자리한 ‘오아시스마켓(오아시스)’이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채비를 마쳤다. 올 상반기부턴 비식품군 판매 확대와 퀵커머스 전략 등을 펼치며 몸집을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의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빠르면 상반기, 늦어도 올해 안에 상장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오아시스는 그간 마켓컬리·SSG닷컴의 쓱배송 등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들과 비교해 그 규모는 작지만 유일하게 흑자를 내며 주목을 받아왔다. 오아시스의 영업이익은 △2억8000만원(2018년) △9억6000만원(2019년) △97억8000만원(2020년) △56억8000만원(2021년)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1100억원(2018년) △1400억원(2019년) △2400억원(2020년) △3600억원(2021년)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 (그래프=전자공시시스템에서 발췌해 가공)
▲ (그래프=전자공시시스템에서 발췌해 가공)

오아시스의 경쟁력으론 △직매입 판매 방식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의 시너지 효과 등이 꼽힌다. 먼저 오아시스는 전체 상품 가운데 80% 가량을 직매입 방식으로 판매한다. ‘유기농 친환경’의 품질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서다. 까다롭게 선정한 소수 업체들로부터 상품을 다량 직매입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2011년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우리생협) 출신이 설립한 오아시스는 시작이 오프라인 매장이었다. 2018년 온라인몰을 론칭하면서 앱을 내놨다. 모회사인 지어소프트는 2012년 오아시스 창업자인 김영준 현 지어소프트 대표이사 겸 오아시스그룹 의장이 인수한 것이다. 여기서 오아시스의 또 다른 경쟁력인 △재고 폐기율 0% △재구매율 90% 이상 등을 실현할 수 있었다.

지어소프트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유지보수 등 IT서비스 사업을 하는 회사다. 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을뿐 아니라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도 신세계와 함께 개발했다. 이에 오아시스가 물류센터 시스템이나 모바일 앱 UI·UX(사용자인터페이스·사용자경험) 등을 자체 개발하는데 자연스레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오아시스 앱 내 ‘라이브커머스’도 지어소프트와 함께 개발한 솔루션이 적용된 것이다.

오아시스 MD(상품기획자)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온·오프라인을 함께 관리한다. 폐기율을 낮추기 위해 수요조사 및 판매량을 예측해 발주를 진행하고, 물류창고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상품이 배송된다. 이때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재고 부족 시 조달이 가능한 제 2의 물류센터 역할을 한다. 또 온라인에서 다 판매되지 못한 상품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동 후 소진된다.

오프라인 매장은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당일 입고된 상품은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해 할인 판매를 진행하는데다, 신선식품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온라인 고객의 불만사항을 처리하고 있어서다. 임대료 등 높은 비용이 들어감에도 오아시스가 매장 수를 늘려온 이유다. 2020년 38개였던 매장 수는 현재 56개다. 수도권에 몰려 있다. 매장 수는 올해도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주택가에 두고 광고 없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입소문에 의해 빠르게 인기를 얻은 것도 흑자 경영에 주효했다. 오아시스는 이러한 충성고객을 바탕으로 성장했고, 그래서 정기배송 등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도 많다고 전해진다. 물론 회원 수는 95만명으로, 1000만명인 마켓컬리보다 한참 낮은 수치다. 다만 90%인 재구매율만큼은 마켓컬리(75%)를 크게 앞선다. 

▲ 오아시스 앱 화면. (사진=황금빛 기자)
▲ 오아시스 앱 화면. (사진=황금빛 기자)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퀵커머스’를 위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퀵커머스는 15분 내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다. 이에 지난해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합작법인(JV) ‘브이’도 설립한 바 있다. 오아시스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올 2분기 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일단 오프라인 매장이 집중돼 있는 지역인 서울 강남 쪽에서 먼저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에 앞서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 ‘실크로드’를 통해 ‘풀필먼트 대행’ 서비스를 먼저 시작한다. 풀필먼트는 물류업체가 판매자를 대신해 주문에 맞춰 제품을 선택·포장·배송 해주는 서비스다. 오아시스를 통해 쌓은 물류 노하우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오아시스의 몸집 확대와 관련 있다. 기존 신선식품 외 △비신선식품 △비식품 등의 카테고리까지 진출하려는 것이다. 현재 오아시스는 오픈마켓 브랜드몰을 통해 패션·가전·뷰티 등의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그간 식품, 그 가운데서도 특히 신선식품은 온라인 커머스 시장 침투율이 낮은 카테고리였다. 하지만 빠르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주는 새벽배송과 함께 관련 시장 성장이 가속화했고, 침투율이 높아졌다. 오아시스 측은 “신선식품을 통해 흑자를 내왔기 때문에 이제 비신선식품이나 비식품 등 상대적으로 수익을 내기 쉬운 카테고리까지 진출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현재 경기도 성남 지역에 물류센터 2곳을 가동 중이다. 앞으로 기존 물류센터 대비 10배 규모에 달하는 경기 의왕 풀필먼트센터를 활용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충청도 지역 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울산 언양 지역 부지도 확보한 상태라, 배송 지역을 더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최근 오아시스의 온·오프라인 매출 성장 추이. (사진=교보증권)
▲ 최근 오아시스의 온·오프라인 매출 성장 추이. (사진=교보증권)

다만 이처럼 급격하게 규모를 확대하다보니 오아시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41%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4.1%에서 2021년 1.6%로 감소했다. 이에 오아시스 측은 신규 매장 오픈과 물류시설 확충 등으로 인한 일시적 투자비 증가에 따른 것으로, 대신 매출이 크게 상승해 성장성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2021년 전년대비 50% 성장했다. 온·오프라인을 따로 떼어보면 2021년 온라인 매출은 2164억원으로 전년대비 76.4% 성장, 오프라인 매출은 1405억원으로 전년대비 21.2% 성장했다. 대체적으로 온·오프라인이 지속적으로 함께 성장 중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덩치를 키울수록 흑자를 내기 어려울 수 있지만, 흑자를 내는 노하우를 쌓았다고 내부에서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와 같은 가격과 품질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전략을 계속 가져가면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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