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유아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김희종 상상락 대표가 28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열린 '테헤란로런치클럽' 행사에서 '중국 상하이 소식과 한국 스타트업 생존기'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황금빛 기자)
▲ 중국에서 유아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김희종 상상락 대표가 28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열린 '테헤란로런치클럽' 행사에서 '중국 상하이 소식과 한국 스타트업 생존기'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황금빛 기자)

“지난해 중국에서 나이키 매출이 떨어졌다. 그런데 휠라는 중국기업 안타와 함께 현지 기업이 돼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희종 상상락 유아창의교육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디캠프(D.CAMP)에서 열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 ‘테헤란로런치클럽’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중국 상하이 소식과 한국 스타트업 생존기’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2009년 김 대표가 창업한 상상락은 중국 영유아 교육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스타트업으로, 2020년 투자를 받아 중국 유아용품 1등 상장사인 베이비맥스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나이키의 중국 매출 감소는 코로나19로 인한 베트남 공장 가동중단 영향도 있지만, 중국 내에서 이어지고 있는 불매 운동 영향도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역에서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강제노동으로 면화가 생산되고 있다며 인권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나이키 등 글로벌 패션기업들이 신장 면화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중국에서 외국 브랜드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나이키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9.8% 줄었다.

하지만 휠라는 웃었다. 한국의 휠라홀딩스는 지난 2009년 중국의 국민 스포츠 기업 안타그룹과 합작법인 ‘풀 프로스펙트’를 만들고 휠라의 중국 사업권을 넘긴 바 있다. 직접 중국 시장에 나가지 않고 중국 기업을 통해 진출한 것인데, 이에 중국 내에선 휠라가 국민 브랜드처럼 인식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휠라홀딩스는 풀 프로스펙트 매출의 3%를 디자인 수수료로 받고 있다. 이에 휠라 중국 매출 증가와 함께 수수료 수익도 불어나고 있는데, 지난해만 60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김 대표가 이날 ‘시진핑 차이나 3.0 시대’에 대비해야 할 중국 진출 전략의 핵심으로 강조한 지점이다. 3.0시대는 3연임이 확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시대를 의미한다. 그는 “지난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안정’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고 2021년부터 기조가 ‘공동부유’로 바뀌었다”면서 “이에 반독점법도 강하게 유지하고 있고, 결국 내수와 중국 기업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동부유의 핵심은 질적성장과 소득분배다. 이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기업가들이 기부에 나섰고, 정부에서 앞장서 문어발식 확장을 막고 있다. 특히 중국은 현재 ‘제로 코로나’를 통한 안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이에 따라 내년 초까진 봉쇄 정책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봉쇄 초기와 같이 마실 물도 없는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대다수 사람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다. 상하이에선 자율주행 로봇이 배달을 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한국기업들은 예전부터 ‘넘버원’을 얘기했는데 앞으론 그렇게 접근해선 안 된다”면서 “나만의 기술과 능력을 가진 ‘온리원’ 기업이 돼 중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뒤에서 수익을 확보하며 중국과 함께 윈윈해야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중국 4차산업혁명 관련 정책에 따른 기회의 영역으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반도체 △통신 △전기 등을 꼽았다. 중국 소비 패턴 변화에 따른 기회론 △식품 △교통·통신 △교육문화·레저 △의료보건 등을 제시했다. 이런 기회의 영역에 진출하되 직접 진출보단 중국 기업과 함께 파트너십을 맺고 로열티를 받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중국이 다소 폐쇄적인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 꼭 진출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 그는 “중국 내수시장은 어마어마하게 크다”면서 “특히 중국에선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브랜드’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데 휠라의 사례처럼 한국 기업들에겐 그 쪽에 기회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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