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 데브레첸에 위치한 BMW 공장 부지 모습.(사진=BMW)
▲ 헝가리 데브레첸에 위치한 BMW 공장 부지 모습.(사진=BMW)

중국의 대규모 전기차 수요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내수시장을 벗어나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독일 배터리 공장을 완성한 CATL은 헝가리에 공장 건설을 위해 200ha(핵타르) 규모의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3일 헝가리 현지 배터리 업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CATL이 헝가리 데브레첸(Debrecen)을 차기 유럽 생산기지로 점찍고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데브레첸은 독일의 완성차 업체 BMW가 10억유로(1조3300억원)를 투자해 공장을 짓는 도시로 헝가리의 주요 전기차 생산기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 관계자는 “CATL의 공장 설립 프로젝트는 현재 부지 매입 후 공장을 설계하는 단계로 BMW 데브레첸 공장으로부터는 20㎞ 안에 위치해 있다”며 “이미 BMW를 위해 기차 철도, 비행수송장 등 대규모 물류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미 중국 배터리 관련 제조업체들은 앞다퉈 데브레첸에 투자를 벌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중국의 또 다른 전기차 배터리 업체 EVE에너지가 지난 4월 데브레첸 지역에 공장 설립을 위해 60ha 규모의 부지를 매입한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분리막 제조업체인 중국 창신신소재(셈코프)는 이미 데브레첸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3년 1분기부터 본격 적으로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CATL이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자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긴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껏 중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수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본격적인 경쟁이 벌어질 경우 누가 우위를 점할지 점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전문가는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울 경우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이미 주요 원자재 유통망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은 기술이든 뭐든 완전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 (출처=SNE리서치.)
▲ (출처=SNE리서치.)

실제 최근 CATL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며 국내 업체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올 1월부터 3월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35%의 점유율을 차지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나타냈다. 2위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CATL의 절반도 안 되는 15.9%의 점유율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3개 업체의 점유율을 모두 합친 수치는 26.3%로 CATL 한 업체의 점유율을 크게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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