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그룹 '파라마운트글로벌'의 OTT 플랫폼 '파라마운트+'가 이르면 다음달 한국 서비스를 오픈한다고 알려지자, 관련업계도 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이미 일부 미디어에서는 '넷플릭스·디즈니+의 대항마'나 '한국 OTT 시장 춘추전국시대' 같은 자극적인 키워드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석과 전망들은 사실상 '설레발'에 가깝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사진=파라마운트+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파라마운트+ 홈페이지 갈무리)
다소 잔혹하다고 볼 수 있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는 파라마운트+의 서비스 형태가 기존 OTT 플랫폼 운영 방식과 다르기 때문이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은 사명 변경 전 '바이아컴 CBS'로 운영될 당시 CJ ENM과 콘텐츠 분야 업무협약을 맺고, 양사 플랫폼에 각각 콘텐츠를 공급하기로 협의했다. 이번 파라마운트+의 한국 론칭도 관련 업무협약의 일환이다. CJ ENM의 OTT 플랫폼 '티빙'(TVING)에 파라마운트글로벌의 콘텐츠를 공급하는 한편 애플리케이션(앱) 안에 '파라마운트+' 전용관을 신설하는 공급 방식이다. 

물론 파라마운트+가 아시아 최초로 한국 서비스를 택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은 CSI 시리즈,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트랜스포머, 미션 임파서블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글로벌 IP를 확보하고 있다. 티빙은 파라마운트+관을 론칭해 관련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티빙은 파라마운트글로벌 산하 제작사인 파라마운트로부터 700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은 이준익 감독이 연출을 맡은 '욘더'를 포함해 7편의 티빙 오리지널 제작도 공동투자자로 참여하며 파트너십을 공고히 한 상태다.

이를 종합하면 파라마운트+의 한국 서비스는 '티빙의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CJ ENM은 파라마운트글로벌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향후 있을 티빙의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글로벌 IP를 OTT로 공급한다는 점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 (사진=티빙)
▲ (사진=티빙)
그러나 파라마운트+의 유입이 한국 OTT 시장의 지형도를 흔들 것처럼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선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독자적인 서비스를 진행중인 '디즈니+'나 '애플TV+'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앱 인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파라마운트+의 경쟁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섣부를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애플TV+가 오리지널 콘텐츠 '파친코'로 성과를 내며 한국은 물론 글로벌 이용자 유입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나타낸 만큼 파라마운트+의 콘텐츠 라인업이 초기 성패를 가늠할 지표로 떠올랐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의 일부 콘텐츠를 '웨이브'와 '왓챠'에서 제공하고 있는 만큼 관련 콘텐츠의 공급계약 여부에 따라 국내 OTT 플랫폼간 경쟁 구도에 작은 파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쏟아지면서 국내 진출을 검토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HBO맥스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파라마운트+와 티빙의 궁합이 일정 부분 시너지를 내겠지만 넷플릭스를 비교 대상으로 올리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말했다. 

한편, 파라마운트+는 지난 1분기 기준 약 4000만명에 육박한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다음달 한국과 영국 서비스에 이어 올 하반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