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핫이슈를 보다 예리하게 짚어내겠습니다. 알기 어려운 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한 발 빠른 심층취재까지 한층 깊고 풍성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게임인사이드'를 통해 <블로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게임업계의 핫이슈를 조명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최근 몇 년새 '넷마블'은 모바일 RPG 장르로 명성을 높였다. 모바일 게임 중흥기에 등장한 '레이븐'은 당시 트렌드로 자리잡았던 'for kakao'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은 자체 수익만으로 매출 1위를 달성했고, '리니지2 레볼루션'을 통해 MMORPG로 앱마켓 매출 상위권을 수 개월간 유지한 바 있다. 2016년 출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23위를 기록할 정도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서비스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가 RPG류 명맥을 이어감에 따라 꾸준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었다. 

▲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제5회 NTP에 참석해 사업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제5회 NTP에 참석해 사업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동시에 넷마블은 북미 자회사 인수 및 글로벌 타이틀 출시로 꾸준히 해외 매출 비중을 늘렸다.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전담 자회사 '마브렉스'를 설립하고 동명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만큼, 이렇다할 대형 신작을 선보이진 못했다. 체질개선을 위한 숨고르기 였을까. 올 1분기 넷마블은 분기 기준 사상 최초라고 해도 무방할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첫 적자전환…위기 감도는 넷마블
<블로터>가 넷마블의 분기별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6년 이래 영업손실을 기록한 분기는 올 1분기가 처음이다. 과거 넷마블게임즈로 코스닥에 상장했던 시기가 2017년 5월임을 감안하면, CJ 계열사에서 분리된 이후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여진다.

블록체인 생태계 'MBX'를 통해 기존 출시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더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타이틀을 개발하기 위한 준비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3N이라 불릴 만큼 업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넷마블이 분기 기준 영업이익 적자를 낸 것은 가히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 넷마블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사진=넷마블 IR북 갈무리)
▲ 넷마블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사진=넷마블 IR북 갈무리)
실제로 넷마블은 올 1분기 1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비슷한 규모의 게임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분기 매출 대비 영업이익 규모가 낮았지만 지난 1년 새 넷마블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올 1분기가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5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1034억원(지난해 4분기)였던 당기순이익도 518억원의 순손실로 전환됐고 지배주주 순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넷마블의 적자전환이 예상보단 빨랐지만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CJ의 계열사에서 분리된 이후 모바일 게임 기업으로 빠르게 시장을 공략했던 넷마블이 언제부터인가 주력 분야에서 이렇다할 힘을 내지 못한 것이 그 이유라는 분석이다. 특히 "기존 출시한 모바일 게임들의 하향 안정화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싸이클을 끊어낼 수 있는 대형 신작 공급이 뒷밤침 돼야 할 시기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업계 중론이다. 

해외매출 지속 확대…국내 비중 더 작아지나
넷마블의 수익성 악화는 해외매출 및 장르별 게임 비중에서도 확인해볼 수 있다. 올 1분기 넷마블의 해외매출 비중은 84%로, 지난해 포함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북미 지역이 49%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고 한국(12%), 유럽(12%), 동남아(10%), 일본(8%)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하면서도 뚜렷한 차이점을 보이는 데, 변수는 '스핀엑스게임즈'다. 넷마블은 지난해 8월 세계 3위 소셜카지노 게임사인 스핀엑스를 인수했고, 같은 해 4분기 관련 실적이 온기 반영되며 북미지역 매출이 급증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스핀엑스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면서 전 분기 대비 1600억원 이상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넷마블 분기별 국내외 매출 비중 추이. (사진=넷마블 IR북 갈무리)
▲ 넷마블 분기별 국내외 매출 비중 추이. (사진=넷마블 IR북 갈무리)
다만 올 1분기의 경우는 국내와 해외 매출 모두 전 분기보다 각각 600억원 가량 줄어든 반면 북미지역 매출 비중만 6% 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장르별 매출 비중도 소셜 카지노 게임이 포함된 캐주얼 장르가 48%를 차지하며 전 분기보다 6%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스핀엑스 인수로 소셜 카지노 장르에서 얻는 수익성이 증가했지만 이마저도 하향 안정화되며 전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국내에서 수익성이 높은 MMORPG와 RPG 장르의 경우 각각 19%와 21%의 비중을 차지하며 전 분기보다 존재감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시장 내 매출 다변화는 어느 정도 이뤄냈지만, 국내 유저층의 이용도와 결제 비중이 높은 MMORPG나 RPG류 게임은 역성장한 상태다. 

현재 넷마블은 올 2분기 '제2의나라: 크로스월드', '골든브로스' 등 블록체인 게임과 'BTS드림: 타이니탄 하우스',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 '머지 쿵야 아일랜드' 등 신작 라인업을 통해 서서히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몬스터 길들이기: 아레나',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 '챔피언스: 어센션', '모두의마블: 메타월드' 같은 글로벌향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일 계획도 밝혔지만 국내에서는 사행성을 이유로 P2E 게임 이용이 막힌 만큼 해외매출 비중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넷마블 신작 라인업 출시 계획. (사진=넷마블 IR북 갈무리)
▲ 넷마블 신작 라인업 출시 계획. (사진=넷마블 IR북 갈무리)
넷마블 내부에서는 다양한 신작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인 만큼 순차적인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면서도, 신규 게임이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할 시기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 이후를 전망했다.

도기욱 넷마블 대표는 "올 1분기는 기존 게임의 매출 하향세가 있는 상태서 대형 신작의 부재와 해외 산업의 계절적 요인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2분기에 제2의나라 글로벌을 시작으로 기준에 준비한 신작들이 출시되며 매출 부분은 성장하겠지만 그에 따른 마케팅비와 인건비 상승분의 영향이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은 하반기부터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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