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2위 DB하이텍이 지난 1분기 또 한 번 창사 후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46%로 ‘꿈의 40%’를 훌쩍 넘은 게 눈에 띈다.

DB하이텍은 13일 공시를 통해 2022년 1분기 실적으로 매출 3950억원, 영업이익 1815억원, 순이익 15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200% 오른 수치다.

무려 45.9%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이 눈에 띈다. 2021년 1분기 25%에서 2분기 30%, 3분기 36%, 4분기 38%에 이어 올해 1분기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지난 1분기 업계 최고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이 31.4%, SK하이닉스가 24%였다.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의 영업이익률(45.6%)도 앞질렀다. DB하이텍이 지난 1분기 수익성이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호실적에는 우호적 시장 환경이 주요했다. 전력반도체와 OLED 디스플레이 구동칩, RF칩 등 DB하이텍 칩 라인이 전반적으로 호황이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전력반도체와 센서 등 8인치 파운드리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데다 자사 OLED(올레드) 디스플레이 구동칩에 대한 매출이 본격화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재무 건전성도 크게 나아졌다. 전기 대비 유동자산이 1135억원 늘어난 가운데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기타금융자산 포함)이 5224억원으로 1분기 전(4717억원)보다 5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차입금, 장기차입금은 총 151억원 감소(1666억원→1515억원)했다.

현 실적 수준을 지속한다면 DB하이텍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돌파를 노릴 수 있게 된다.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웨이퍼의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게 부담 요인이긴 하나, 파운드리 시장 업황이 워낙 좋은 만큼 악영향을 줄 수준으로 보이진 않는다.

DB하이텍 관계자는 “부천·상우공장 모두 풀가동을 유지하고 있고, 고객수주 역시 연말까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3년간 생산라인 재배치, 병목공정 설비 보완 등을 통해 CAPA를 2만장 가까이 확대한 만큼 앞으로도 고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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