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마케팅 트렌드는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팝업 스토어', 인기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잡는 '협업(컬래버레이션)', 연령·취향·기술에 따라 세분화한 '초개인화'가 두각을 나타냈다. 엔데믹 시대에 맞춰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한 이종 업종 간 융합이자 변주다.

20일 KT그룹의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업 '나스미디어'가 발간한 <2022년 상반기 미디어 트렌드 리포트>에서는 'REBOOT: 일상으로의 복귀, 비즈니스 변주를 통한 가치 창출'이라는 주제 아래 올 상반기 광고 시장, 마케팅, 테크테인먼트,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를 조망했다.

나스미디어는 메리츠증권 시장 분석 자료를 인용해 올해 국내 광고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6% 성장한 12조995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중에서도 팬데믹 상황에 급성장한 디지털 광고 비중이 50%를 넘어서며 전체 광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주 이용 매체 변화에 따른 디지털 중심 마케팅 전략은 꾸준히 강화될 전망이다.

엔데믹 시기 주요 소비 트렌드는 '억눌렸던 문화 소비 욕구의 분출'로 대면 중심 경제 활동이 재개되며 패션, 명품 및 화장품, 잡화 소비의 정상화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팝업 스토어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마케팅 #초개인화
마케팅 파트에서는 엔데믹 시대에 선택받는 브랜드의 성공 전략을 짚어봤다. 최근 많은 브랜드가 일시적인 이벤트를 넘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으로써의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침대 브랜드 '시몬스'와 온라인 패션 플랫폼 '29CM'인데, 자사 브랜드나 상품을 직접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닌 회사가 지향하는 감성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시몬스는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통해 침대 없는 팝업 스토어를 선보이고, 메타버스 제페토와 연동한 디지털 아트 전시 등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 이미지와 선호도를 형성했다. 온라인 플랫폼 29CM는 오프라인으로 채널을 확장해, 브랜드를 잘 나타내는 상품과 5명의 페르소나 공간을 통해 '취향 셀렉트샵'으로서의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낸 바 있다.

▲ 메타버스 속 시몬스 그로서리. (이미지=시몬스)
▲ 메타버스 속 시몬스 그로서리. (이미지=시몬스)

상반기 '포켓몬빵' 열풍을 계기로 다양한 산업 내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마케팅도 재조명되고 있다. 뽀로로와 아이들에서 B급 감성을 통해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로 올라선 '잔망루피'의 광폭행보,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넥슨의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빵 등 캐릭터 협업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200명 중 캐릭터 상품 구입 경험이 있는 경우는 85%를 넘어섰다. '문화 콘텐츠를 선택할 때 캐릭터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65%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년 대비 6%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최근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은 단순 제품 출시로 그치지 않고, 아티스트·유튜브 채널과 협업 과정 자체를 콘텐츠로 제작하는 등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문구 기업 '모나미'는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홍진경'과 한정판 문구세트를 제작해 커스텀 디자인과 유튜브 에피소드를 반영한 제품을 구성했는데 이는 출시 2주 만에 1만개 제품이 완판됐다. 아울러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 과정을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 효과를 입증했다. 

▲ 상단 왼쪽부터 잔망루피-구찌, 넥슨 메이플스토리-GS25, 입생로랑 AI 스마트 틴트 디바이스. (이미지=각 사) 
▲ 상단 왼쪽부터 잔망루피-구찌, 넥슨 메이플스토리-GS25, 입생로랑 AI 스마트 틴트 디바이스. (이미지=각 사) 

이와 함께 나스미디어는 팬데믹으로 인해 집단적 문화 공유보다는 개인적이고 파편화된 소비 트렌드가 가속화됨에 따라 세분화된 소비자 니즈를 공략하는 '초개인화' 마케팅 현황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연령·취향·니즈 등으로 소비자층을 세분화한 제품군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개인 맞춤형 서비스∙상품 출시 또한 증가했다.

패션앱은 MZ세대 중심에서 퀸잇, 포스티(카카오스타일), 레이지나잇(무신사) 등 4050 여성들을 위한 전문 패션앱으로도 세분화됐다. 기존 규격과 다른 LG듀얼업 모니터, 커스텀 제품군인 삼성전자 비스포크 시리즈 등 소비자 니즈도 세분화됐다. 

기술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도 도입됐는데, 입생로랑이 AI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스마트 틴트 디바이스(루즈 쉬르 메쥬르)를 출시한 것이 바로 그 예다. 4가지 색상 카트리지를 기반으로 수천가지 색 조합을 만들고 앱과 연동해 원하는 색상을 추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초개인화된 고객 경험이 비즈니스 가치 제고에 끼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진영 나스미디어 미디어전략실 이사는 "올 상반기에 거리두기 해제로 일상 회복이 시작됐지만 과거와 동일한 일상의 모습은 아니었다"며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기술적 진보와 이종 업종·산업 간 융합으로 성공 전략이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고, 이를 통해 새 가치를 창출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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