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에 이어 영화 '정이'를 통해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연상호 감독과 넷플릭스가 신작으로 뭉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22일 <블로터> 취재 결과, 넷플릭스가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는 신작 '더 그레이'의 오리지널 편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씨네21)
▲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씨네21)
최근 제작 현장을 통해 전해진 연상호 감독의 신작 '더 그레이'는 고 강수연 배우의 유작이 된 넷플릭스 영화 '정이'의 차기작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더 그레이까지 넷플릭스에 편성될 경우, 연상호 감독과 넷플릭스가 힘을 합한 세 번째 콘텐츠가 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공개된 '지옥'을 통해 같은 해 선보인 '오징어게임'에 이은 흥행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옥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서비스 지역 84개국에서 인기 톱10에 오른 데 이어 11일 동안 전세계 1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동명의 원작 웹툰과 다른 결말을 통해 시즌2 제작 가능성도 내비친 만큼, 타고난 이야기꾼인 연상호 감독과 넷플릭스의 인연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 연상호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사진=넷플릭스)
▲ 연상호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사진=넷플릭스)
연상호 감독은 2016년 개봉한 영화 '부산행'을 통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 감독으로 인지도를 높였지만, 자신만의 이야기 세계를 구축한 '스토리텔러'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3월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돼지의 왕'도 연상호 감독이 제작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며 영화 부산행의 이전 세계관을 담아낸 '서울역'도 연상호 유니버스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의 경우 '지옥: 두 개의 삶'이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이 모티브가 됐다. 해당 애니메이션은 웹툰으로 공개된 지옥과 다른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 연상호 유니버스의 확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연상호 감독이 극본을 쓴 작품들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직접 연출한 영화 '염력'과 '반도'에 이어 '방법' 세계관도 그의 각본으로 완성됐다. '방법'은 지난 2020년 tvN 드라마로 공개된 이후 같은 해 개봉한 영화 '방법: 재차의'와 올해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인 '괴이'로 이어졌다. 하나의 주제로 세계관을 이어가는 '연상호 유니버스'의 특징이 담겨 있다.

▲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연상호 감독을 주목한 부분도 여기에 있다. '킹덤'을 통해 한국식 이야기에 주목했던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 기록을 이어갔다. 오는 24일 공개되는 '종이의 집' 한국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공개하는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스위트홈 등 글로벌 흥행을 이끌었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의 시즌2 제작을 공개하며 한국판 콘텐츠를 꾸준히 공략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상호 감독의 신작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상승세에 탄력을 줄 매개체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옥을 통해 콘텐츠 파급력을 확인한 만큼, 차기작을 미리 확보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넷플릭스가 '인간수업'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과 '마이네임'에 이어 '종말의 바보'까지 함께 하는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넷플릭스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 편성에 대한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블로터>에 "좋은 작품을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검토 중"이라며 "더 그레이도 그 중 하나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