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블랑의 스마트워치 '서밋 3' 제품 이미지.(사진=몽블랑)
▲ 몽블랑의 스마트워치 '서밋 3' 제품 이미지.(사진=몽블랑)

산업군을 가리지 않고 IT업계와의 '빅 블러(big blur, 경계 융화)'가 대세다. 이제는 패션업계가 IT업계의 새 흐름을 주도하는 재밌는 그림이 나타나고 있다. 럭셔리 패션 브랜드 몽블랑(Montblanc)이 삼성전자와 구글의 '웨어 OS'뿐 아니라 애플의 'iOS'까지 지원하는 스마트워치를 오는 7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28일(미국 현지시간) IT 매체 <웨어러블(Wearable)> 보도에 따르면 퀄컴의 스냅드래곤 웨어 4100+ 프로세서를 담은 몽블랑의 스마트워치 '서밋 3(Summit 3)'는 안드로이드와 iOS 기기 모두에서 작동하는 첫 번째 웨어OS 3.0 스마트워치가 될 전망이다. 또 다른 기술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퀄컴 대변인을 통해 이러한 보도 내용을 사실로 확인했다.

최초의 웨어 OS 3 스마트워치는 지난해 8월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 4'가 꼽힌다. 그러나 이 제품은 아이폰을 지원하지 않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전 모델까지는 웨어 OS와 iOS를 모두 지원했었다. 곧 출시될 구글의 '픽셀 워치'도 안드로이드 사용자 전용이다.

<더 버지>는 "삼성 갤럭시 워치 4와 픽셀 워치가 iOS를 피했다는 건 웨어 OS 3가 폐쇄적인 생태계가 될 것임을 암시한다"며 "그러나 아이폰 사용자들을 지원하기로 한 몽블랑의 결정은 파실(Fossil), 몹보이(Mobvoi)와 같은 웨어 OS 스마트워치 제조사들이 따라갈 수 있고 구형 워치를 업그레이드할 때도 어떤 형태로든 iOS 호환성을 유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분석했다.

서밋 3는 웨어 OS 3를 기본 OS로 하면서, 애플 아이폰과 가교 역할을 하는 전용 앱을 같이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서밋 3가 아이폰과 함께 작동한다고 해서 iOS 유저들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과 같은 웨어 OS 3 경험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구글은 몽블랑의 '양다리' 전략을 인정하면서도 은근한 견제구도 던졌다. 아이비 첸 헌트(Ivy Chen Hunt) 구글 대변인은 <더 버지>에 "웨어 OS 3의 우선순위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내에서 양질의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다"라며 "몽블랑 서밋 3는 웨어 OS 3를 실행하고 아이폰과 호환하지만 앱과 경험에 대한 지원은 스마트폰 플랫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웨어 OS 3은 구글 자사가 더욱 원활하게 지원해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구글은 유튜브 뮤직이나 알림 미러링(Notification Mirroring) 등 iOS 앱을 지원하고는 있다. 향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게 구글 측 입장이다. <더 버지>는 "적어도 아이폰에서는 웨어 OS 3가 처음에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게 안전할 것"이라며 "7월 15일 몽블랑 서밋 3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iOS 경험이 정확히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다"고 예측했다.

서밋 3의 판매가는 1250유로(약 170만원)다. 스마트워치가 대중화되면서 대체적으로 가격이 하향하는 가운데서도 이 부분에서만큼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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