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 노스볼트.(사진=노스볼트)
▲ 스웨덴 노스볼트.(사진=노스볼트)

폭스바겐의 핵심 배터리 납품사가 될 스웨덴 노스볼트(Northvolt)가 공장 증설에 필요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1억달러(한화 1조439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전환사채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지분으로 전환할 수 있다. 채권자는 향후 성장 기업의 지분을 얻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며, 채무자는 채권자가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자본잉여금이 증가해 재무구조가 개선된다는 장점이 있다. 채권금리 또한 일반 회사채와 비교해 전환사채가 낮아 금융부담이 적다.

노스볼트는 최근 자사의 기술로 생산한 전기차용 배터리를 최초로 고객사에 출하했다. 유럽 최초의 전지회사라는 강점을 이용해 유럽 지역에서 빠르게 캐파를 늘릴 계획이다. 이번에는 한화 1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자본시장에서 조달한다.

노스볼트는 5일 이사회를 열고, 11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환사채 발행은 전기차용 시장 확대에 따라 배터리 수요를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노스볼트가 발행할 전환사채에는 폭스바겐그룹과, 골드만삭스, ATP 등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한다. 노스볼트는 이번 자금조달로 80억달러(10조4680억원) 규모의 자산을 확보했다. 

현재 노스볼트는 독일 BMW와 폭스바겐, 볼보 등 완성차 메이커들로부터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이들 회사로부터 노스볼트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주 규모는 약 550억달러(71조원) 규모이다.  
 
지난해 말 스켈레프테아(Skellefteå) 기가팩토리에서 시제품을 생산했고, 최근 고객사에 첫번째 제품을 출하했다. 스켈레프테아 공장의 캐파는 40GWh 규모이다. 현재 20GWh 규모의 증설을 추진 중이며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 노스볼트는 캐파를 빠르게 늘리는 동시에 수율을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스볼트가 조 단위 투자금까지 조달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유럽 지역에는 전지회사가 한 곳도 없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 삼성SDI 등 다수의 화학 회사들이 전기차용 전지를 유럽에서 생산했다.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이들 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 가운데 유럽 시장에서 아시아 전지회사의 의존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현지에서 전지회사를 창업하는 움직임이 불었다.

▲ 왼쪽 피터 칼슨 노스볼트 CEO.(사진=노스볼트)
▲ 왼쪽 피터 칼슨 노스볼트 CEO.(사진=노스볼트)

2016년 테슬라 조달 담당 임원이었던 피터 칼슨이 노스볼트를 설립했고, 영국의 브리티시볼트(Britishvolt), 노르웨이의 모로우(Morrow), 프랑스의 ACC(Automotive Cells Company), 이탈리아의 Italvolt 등이 설립됐다. 이중 현재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곳은 노스볼트 뿐이다.

전지업계는 유럽 업체들의 전지 생산이 국내 업체들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유럽과 미국, 중국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핵심 축이다. 글로벌 전기차 메이커들이 이 지역에 생산기지를 갖고 있고, 전지회사들도 앞다퉈 이 시장에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SNE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은 LG에너지솔루션이 1위이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사실상 유럽 시장과 북미 시장은 국내 기업이 경쟁력 있는 시장으로 분류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70GWh 수준인 유럽 폴란드 공장의 캐파를 2025년까지 100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SK온은 올해 말 18GWh 캐파인 유럽 공장의 캐파를 48GWh로 확대한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에 따라 캐파를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그런데 노스볼트 등 현지 업체들이 설립되면 국내 업체들의 시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비엠 등 소재 업체들의 시장은 커질 수 있지만, 전지업체들에게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유럽 현지 은행들도 유럽의 전지업체들에 저금리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어 현지 업체들의 성장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피터 칼슨 노스볼트 CEO는 "세계적 규모의 투자자와 파트너의 지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피터 칼슨 CEO 발언 원문 : We are proud and thankful for the support and trust from these world-class investors and partners. We will continue to work hard to deliver on the promise we have made to them to build the world’s greenest battery

한편 노스볼트의 주요 주주는 폭스바겐과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CEO, 골드만삭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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