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웹툰·웹소설을 성공적으로 영상화하며 글로벌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소 마니악한 장르로 여겨졌던 로맨스판타지도 리브랜딩 작업에 나섰으며, 편견을 넘어 더욱 풍부한 세계관으로 확장한다는 포부다.

6일 AI 기반 테크저널리즘 미디어 <테크42>가 주최하는 '콘텐츠 마케팅 인사이트 2022' 컨퍼런스에서 류정혜 카카오엔터 마케팅 본부장은 '팬덤과 함께 만드는 스토리 IP 마케팅: 세이렌 캠페인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카카오엔터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년), '이태원클라쓰'(2020년), '사내맞선'(2022년)까지 웹툰·웹소설 기반의 드라마를 흥행시켰다. 드라마 방영 전 700만 유저가 보았던 '이태원클라쓰' 원작은 드라마 엔딩 시점인 두 달여 후에 1500만 유저를 확보했고, 현재 2000만명에 달하는 슈퍼 지적재산권(IP)으로 부상했다. 

사내맞선은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로도 송출돼 글로벌 인기순위 2위로 마감했다. 이런 인기는 카카오의 글로벌 웹툰 플랫폼으로도 흡수돼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사내맞선은 로맨스 장르 소재가 너무 뻔하다는 이유로 초기 제작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카카오엔터 자회사에서 OST부터 드라마 제작까지 모든 것을 맡게 됐는데 오히려 사내맞선이 흥행하면서 카카오엔터 유니버스가 한층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카카오엔터는 사내맞선 IP를 채팅 소설과 스토리텔링 게임 형태로도 제작 중이다. 콘텐츠 관련 모든 밸류체인과 카카오의 IT 기술이 결합되는 작업이다. 이르면 하반기 내 선보일 사내맞선 채팅 소설은 본 형식이 발표된 이래 처음으로 출시되는 채팅 소설 작품이 될 예정이다. 

▲ 류정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마케팅 본부장이 테크42가 주최하는 '콘텐츠 마케팅 인사이트 2022' 컨퍼런스에서 '팬덤과 함께 만드는 스토리 IP 마케팅: 세이렌 캠페인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다정 기자)
▲ 류정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마케팅 본부장이 테크42가 주최하는 '콘텐츠 마케팅 인사이트 2022' 컨퍼런스에서 '팬덤과 함께 만드는 스토리 IP 마케팅: 세이렌 캠페인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다정 기자)

"로판으로 제2의 브리저튼 만들고파"
카카오엔터의 다음 숙제는 '로맨스판타지'의 대중화다. 줄여서 '로판'이라고 흔히 불리우는 로맨스판타지는 중세시대 세계관에 판타지 요소를 넣은 여성향 웹소설의 한 장르로, 국내에서 만들어졌다.

웹툰·웹소설의 영상화가 계속되면서 제작사들이 인기작을 먼저 찾고 있으나, 로맨스판타지는 국내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요소와 더불어 아직까진 마니악한 감성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류정혜 본부장은 "넷플릭스의 브리저튼을 보며 역으로 그들이 우리의 IP를 이용해 중세시대를 구현하고 로맨스판타지가 메인스트림으로 올라가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브리저튼'은 19세기 리젠시 시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화려한 색채가 눈에 띄는 패션과 유색인종·성소수자 배우들이 등장하는 독특함으로 인기를 끌어 시즌3 제작까지 확정지은 상태다.

카카오엔터가 '차기 브리저튼'으로 점찍은 IP는 '세이렌'으로, 원제는 '악당과 계약가족이 되었다'이다. 대중화를 위해 로맨스 판타지의 특징인 문장형 제목을 3글자로 압축했고, 포스터 또한 영화 포스터를 제작하는 업체와 함께 재작업에 공을 들였다. 특히 아이돌 그룹 2PM 출신 배우 이준호 씨를 '세이렌'의 페르소나로 선정해 이른바 '북부대공'의 이미지와 맞는 크리에이티브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해당 콘텐츠는 광고 영상으로는 보기 드물게 유튜브 인기 동영상에 오르는 등 호평을 받았다. 

류정혜 본부장은 "해리포터나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라온 세대라면 아실 텐데 조금만 현실에서 벗어난다면 정말 풍부한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며 "로맨스 판타지에 대해 수 많은 편견이 있으나 미친 비주얼의 캐릭터, 압도적이고 차별화된 고딕풍 분위기를 보여주는 세이렌의 캠페인을 통해 좀 더 대중에게 다가갔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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