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게임즈의 서브컬쳐 게임 '블루아카이브'가 일본에서 흥행 역주행 기록을 써내려 가고 있다. 

MX스튜디오가 개발한 블루아카이브는 지난 21일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했고 같은 달 26일의 경우 구글플레이 스토어 3위에 올랐다. 해당 순위는 지난해 2월 4일 블루아카이브를 일본에 출시한 이후 최고 성과다. 종전 일본 양대 앱 마켓 최고 매출 순위는 구글 플레이 4위와 애플 앱스토어 8위였다.

▲ (사진=블루아카이브 일본 홈페이지 갈무리)
▲ (사진=블루아카이브 일본 홈페이지 갈무리)
블루 아카이브의 기록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 한국 게임 중 블루아카이브보다 높은 매출 순위(1위)를 기록한 게임은 '리니지2 레볼루션'(2017년)과 '일곱개의 대죄'(2019년) 뿐이다. 한국 개발사가 서브컬처 장르 본고장으로 평가받는 일본에서 거둔 성과로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日 애플 매출 2위, 어떤 의미?
일본 모바일 게임시장은 한국보다 3배 이상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는 각각 57억2000만달러(약 7조4760억원)와 184억5000만달러(약 24조1142억원)로 추정된다. 

주목할 점은 마켓 쉐어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안드로이드 마켓 비중이 높지만, 일본의 경우 애플 앱스토어가 약 60%를 차지한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가 흥행의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일본 앱스토어에서 매출 10위권을 기록하면 한국 양대 마켓 최상위 수준의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한다. 

▲ 블루아카이브가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사진=넥슨게임즈)
▲ 블루아카이브가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사진=넥슨게임즈)
특히 블루아카이브는 일본 출시 후 1년 반만에 자체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하는 '역주행' 현상을 보였다. 

실제로 블루아카이브는 출시 1.5주년을 기념해 지난 16일 일본에서 특별 생방송을 진행했다. 해당 방송을 통해 1.5주년 2D 애니메이션 프로모션 비디오(PV)를 공개하는 한편 여름 시즌맞이 수영복 콘셉트 신규 캐릭터 출시를 예고했다. 관련 생방송 동시 시청자 수는 3만2000명을 넘어섰고, 일본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업데이트는 지난 20일 일본 서비스에 적용됐다. 블루아카이브는 업데이트를 적용한 직후 역대 최고 일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 26일 기준으로도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7위를 기록했다. 한국 게임사의 게임 중 10위권 이내 게임은 블루아카이브가 유일했다.

스토리·현지화 BM, 日 공략 적중
넥슨게임즈는 블루아카이브 상승세에 대해 △'학원도시'라는 배경 △밝고 유쾌한 스토리 △생동감을 불어넣은 캐릭터 등을 꼽았다. 다수의 서브컬처 장르가 '아포칼립스'(세계 멸망)로 일컫는 어둡고 절망적 세계관을 차용하지만 블루아카이브는 정반대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블루아카이브는 학원도시 '키보토스'에 부임한 선생님 역할의 플레이어가 게임 캐릭터인 '학생'들을 인솔해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지난 5월부터 순차적으로 업데이트 중인 메인스토리 '에덴조약'편의 긴장감 있는 스토리도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버추얼 싱어 '하츠네 미쿠' 캐릭터도 출시하며 서브컬처 팬들을 위한 콜라보레이션도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

▲ 블루아카이브 백야당 바다의 집 이벤트. (사진=넥슨게임즈)
▲ 블루아카이브 백야당 바다의 집 이벤트. (사진=넥슨게임즈)
끊임없는 현지화 마케팅도 블루아카이브 역주행의 비결로 꼽힌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게임 캐릭터를 연기한 성우들이 직접 방송에 출연하는 한편 새로운 업데이트 소식을 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2월 15일부터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블루아카이브 관련 네 컷 만화도 꾸준히 연재되고 있다. 올 들어 게임 캐릭터로 아이돌을 결성한 후 음원 녹음 및 3D 캐릭터 무대영상 제작까지 진행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활발한 굿즈 출시도 주목할 만하다. 우선, 일본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Re버스 for you'와 콜라보를 통해 블루아카이브 TCG를 출시했다. 글로벌 모자 브랜드 '뉴에라'와의 협업을 통한 콜라보캡을 제작하는 한편 다양한 기업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블루아카이브 피규어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블루아카이브를 활용한 IP 확장 시도는 일반인과 유저 아티스트의 참여로도 이어졌다. 일본의 회원제 창작 그림 커뮤니티인 '픽시브'에는 6만4000여건의 블루아카이브 관련 작품이 투고됐다. 이 전까지 픽시브에 가장 많은 작품이 투고된 한국 게임은 통산 2만2000여건을 기록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이다. 블루아카이브가 일본에서 서비스된 지 1년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관련 IP 영향력이 빠르고 견고하게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김용하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총괄 PD(EPD)는 "퍼블리셔와 협업해 블루아카이브 팬들이 즐길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며 "앞으로도 블루아카이브는 양질의 콘텐츠와 서비스로 유저 성원에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