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소재 더현대서울에 위치한 '이구갤러리'는 오픈 후 몇 분 지나지 않아 매장을 둘러보는 고객들로 채워졌다. MZ세대를 겨냥한 이색 브랜드가 위치한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 한 켠에 자리잡은 만큼 이구갤러리의 고객은 대부분 젊은 연령층이었다. '마르디' 옷을 입은 소비자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매장은 입구부터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이하 마르디) 제품과 이를 상징하는 생화, 각종 오브제로 꾸며져 고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매장을 둘러보는 고객들은 제품을 구매하면서도 대부분 이구갤러리를 '셀카존'으로 활용하거나 오브제를 찍는 데 집중했다.
눈 여겨볼 만한 것은 꽃·오브제와 함께 설치한 '흰색 박스'다. 29CM 관계자는 해당 박스가 '택배박스'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패션숍에서 없어서는 안 될 택배박스로, 택배박스에서 마르디의 상징인 '꽃'이 튀어나온 것을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겨 온 '29CM'를 뜻하기도 한다. 현장에 있던 29CM 관계자는 <블로터>에 "온라인을 넘어서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된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택배상자를 상징하는 오브제를 주요 소품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현재 MZ세대에게서 가장 인기있는 브랜드 중 하나로, 29CM 뿐만 아니라 모회사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도 각광받는 브랜드다. 실제로 마르디 메크르디는 29CM에서 지난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브랜드 거래액이 1135% 성장했고,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6개 증가했다. 무신사와 손잡고 진출한 일본 시장에서는 진출 6개월 만에 현지 누적 매출 1억엔(약 10억원)을 달성하며 해외 성공 잠재력을 가진 브랜드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따라서 29CM는 많은 고객들이 '마르디 콘셉트' 갤러리만을 보기 위해 더현대서울을 찾아올 것으로 자신했다.
타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구갤러리와 결이 맞는 지점이다. 마르디는 패션, 디자인 가구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브랜드 '제페토' 등 이종 산업과의 협업도 적극 진행하는 브랜드로 알려졌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동점 상품 판매는 온라인 플랫폼 29CM에 입점돼 있는 타 브랜드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고안된 방법으로, 마르디는 △식기 브랜드 '패브릭포터리' △디자인 생활용품 브랜드 '렉슨' △국내 도자기 브랜드 '엔알세라믹스'와의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이구갤러리가 29CM의 성장세에 힘을 보탤 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5월 무신사는 29CM와 스타일쉐어의 지분 100%를 약 3000억원 가량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29CM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4~5월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고 신규 방문자수와 월간 사용자 수(MAU)가 2배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특히 29CM가 거래액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은 '브랜드 지원 프로그램'이 무신사의 동반성장 프로젝트가 확장된 형태인 것만 봐도 인수 효과는 상당했다고 보여진다. 큐레이션 콘셉트를 특화한 결과 공연·전시 및 여행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 대비 115% 성장하기도 했다. 29CM의 올 상반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82% 성장한 25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무신사 인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29CM는 하반기 중 이구갤러리 추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29CM에 따르면 추가 매장의 콘셉트들은 1호점과 각각 다르게 운영될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