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GS리테일.)
▲ (사진=GS리테일.)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격히 성장한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GS리테일이 손실이 지속되자 내부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매출 중심 성장보다 수익성 강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실제로 올 2분기에는 이커머스 사업이 포함된 기타부문 손실이 편의점 사업 이익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공식 합병한 홈쇼핑 실적을 제외하면 이익규모가 64%나 급감한 수준이다.

이커머스 적자, 홈쇼핑으로 번 돈 다 까먹었다
GS리테일은 지난 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액 2조8169억원, 영업이익 4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3.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0.8%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는 GS홈쇼핑의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 성적이다. 이를 감안하면 GS리테일의 실적은 사실상 지난해 보다 큰 폭으로 악화한 것이다.

▲ GS리테일 2022년 2분기 실적자료.(출처=GS리테일 IR.)
▲ GS리테일 2022년 2분기 실적자료.(출처=GS리테일 IR.)

사업별로 보면 명확히 구별된다. 편의점 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억원 증가한 66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7.6% 증가했지만 이익 규모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수퍼 사업은 31억원에서 3억원으로 이익이 감소해 겨우 적자를 면했다. 호텔 사업은 75억원 적자에서 8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눈에 띄는 것은 ‘공통 및 기타’ 부문이다. 해당 부문 손실액은 6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92억원 대비 두 배 넘게 늘어났다.

문제는 절대적인 적자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적자 폭이 확대되는 속도 또한 빠르다는 데 있다. GS리테일이 주력 사업인 편의점 사업에서 669억원을 벌어들인 것을 고려하면 이를 웃도는 규모의 적자가 바로 ‘공통 및 기타’에서 발생했다.

GS리테일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벌이는 이커머스 사업 또한 여기 포함돼 있다. 올 2분기 이커머스 사업 적자규모는 350억원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이 321억원인데, 이를 모두 까먹고도 29억원의 추가 손실이 난 셈이다.

또 GS리테일이 이커머스 플랫폼 영향력을 단 번에 확장하기 위해 투자한 요기요도 순손익 적자 경영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GS리테일은 올 2분기 요기요 지분법 손실 48억원을 인식했다. GS리테일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2400억원을 투입했다.

GS리테일은 IR자료에서 이커머스 사업 손실에 대해 “매출 상승을 위한 쿠폰비, 광고판촉비 및 배송비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미 투자했는데...적자부터 줄이자

상황이 이렇게 되자 GS리테일은 중장기 이커머스 사업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를 감수하고 취급액 규모를 확대하기에는 이를 버틸 만한 체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GS리테일의 지난해 이커머스 취급액 규모는 1700억원 수준으로, 올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20~30%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절대적인 취급액 규모가 미미한 상황에서 이를 확대하는데 한 분기 35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과 함께 큰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최근 금리인상,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매출 중심 성장전략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던 SSG닷컴과 컬리도 상장 계획을 미뤄 재정비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어떤 기업도 이커머스 사업 확대에 큰 비용부담을 지면서 갈 수는 없다”며 “하반기에는 비용 절감에 주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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