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쇼츠(짧은 동영상)'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광고 수익을 배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튜브가 숏폼 분야 1위인 틱톡을 따라잡기 위해 내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IT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유튜브의 새로운 수익화 전략으로 인해 틱톡 기반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로 대거 옮겨가며 숏폼 동영상 업계에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유튜브는 온라인에 재미있는 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터준 최초의 플랫폼이다. 앞서 유튜브는 2007년 동영상에 광고를 삽입하며 수익의 55%를 창작자와 나눠 갖는 '파트너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테크크런치는 "틱톡과 같이 알고리즘에 의해 나열되는 짧은 동영상의 광고 수익 배분 방법을 정하는 것이 까다롭기 때문에 아직까지 숏폼 동영상 서비스들이 크리에이터를 위한 수익 배분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길이가 불과 30초인 동영상 중간에 들어가는 10초짜리 광고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동영상 사이에 광고를 넣는 경우 광고 전·후에 재생된 영상의 크리에이터들에게 각각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배분해야 할지 애매하다. 

세계 최대 유튜브 축제인 '비드콘(VidCon)'의 짐 라우더백 전 최고경영자(CEO)는 "아직까지 숏폼 업계의 수익화 방안 논의가 초기 단계에 있지만 숏폼 크리에이터들은 결국 돈이 있는 것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이에 대한 해답을 얻은 듯하다. 내년 초부터 유튜브는 쇼츠를 통한 광고 수익의 45%를 영상 제작자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유튜브의 일반 동영상 창작자가 받는 55%의 광고 수익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현재 유튜브가 쇼츠 크리에이터 지원을 위해 운영하는 펀드를 통해 받는 자금에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에 틱톡의 등장과 함께 최근 몇 년 사이 숏폼 동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자 소셜미디어(SNS)를 운영하는 빅테크들은 틱톡을 따라 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정작 틱톡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사이에서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해도 큰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점에 대해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물론 틱톡을 통해 스타가 돼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경우도 있다. 팔로워 1억4700만명을 거느린 미국의 찰리 디아멜리오는 지난해 1750만달러(약 246억원)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대부분은 브랜드 협업, 리얼리티쇼와 벤처 캐피털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이며, 정작 틱톡에서 직접 얻은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 (사진=틱톡)
▲ (사진=틱톡)

틱톡은 지난 2020년 창작자의 수익 창출을 위해 2억달러(약 2800억원)의 규모의 '크리에이터 펀드'를 조성했다. 이에 따라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영상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틱톡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크리에이터 수는 많아지고 있지만 펀드 규모가 그대로 유지돼 각 크리에이터에게 배분되는 몫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유명 크리에이터인 행크 그린은 자신이 1년 동안 틱톡에서 받은 돈을 분석해 당초 조회수 1000회 당 5센트의 수익이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2센트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틱톡은 향후 3년에 걸쳐 펀드 규모를 미국 내에서만 10억달러로, 전 세계적으로는 2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튜브가 지난 3년 동안 크리에이터들에게 배분한 광고 수익이 300억달러 이상이라는 감안했을 때 틱톡의 크리에이터 펀드는 그리 큰 규모가 아니다.  

라우더백은 "틱톡이 브랜드나 크리에이터의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데는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브랜드의 제품 판매, 크리에이터의 유료 구독자 확보 및 MD 상품 판매에는 유튜브가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팔로워 300만명을 보유한 틱톡 크리에이터 타일로 개카는 "틱톡의 크리에이터 펀드가 처음 조성됐을 때는 일주일에 동영상을 7편씩 만들었다"며 "그 당시에는 해당 자금이 생활에 도움이 됐지만 더 이상은 펀드에서 오는 수익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개카는 크리에이터 펀드가 더 이상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고정적인 수입을 얻기 위해 팟캐스트와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크크런치>는 "쇼츠의 광고 수익 방안이 유튜브가 틱톡을 능가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며 "나아가 쇼츠의 광고 수익 모델이 성공적으로 시행된다면 다른 주요 플랫폼들도 자체 수익 공유 모델을 마련해 크리에이터 경제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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