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을 막기 위한 인류 최초의 실험에 성공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NASA는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이를 방어하기 위한 무인 우주선 다트(DART)가 지구 1100km 밖에서 충돌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충돌은 이날 오후 7시 14분(한국 시간 27일 오전 8시 14분)에 발생했으며 당시 다트는 시속 2만2500km로 날아가고 있었다. 

▲ 다트와 충돌하기 직전 포착된 디모르포스 표면. (사진=나사TV 영상 갈무리)
▲ 다트와 충돌하기 직전 포착된 디모르포스 표면. (사진=나사TV 영상 갈무리)

빌 넬슨 NASA 국장은 충돌 후 “세계 최초 행성 방어 실험의 첫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이를 통해 언젠가 지구를 향해 소행성이 날아올 때 이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진행됐다. 약 6600만년 전 공룡 등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한 원인으로 지구와 소행성 ‘칙술루브’가 충돌했기 때문이라는 이론이 있다. NASA 수석 과학자 캐서린 캘빈은 “공룡에게는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우주 프로그램이 없었지만, 우리는 있다”며 “다트를 통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지구를 보호하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NASA는 이번 실험을 위해 총 3억2500만달러(약 4600억원)를 투입했다. 지난해 11월 자판기 크기의 다트를 발사했다. 다트의 무게는 620kg다. 이와 충돌한 디모르포스의 지름은 163미터로 축구 경기장 규모와 맞먹는다. 디모르포스는 지름이 5배 더 큰 디디모스 위성으로 11시간 55분 주기로 공전한다. 

다트 프로젝트를 이끄는 낸시 채봇 존스 홉킨스대 박사는 실험에 앞서 “이번 임무는 소행성의 붕괴가 아닌 방향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며, 충돌로 인해 행성은 폭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실험은 골프 카트를 몰아 이집트의 대 피라미드에 충돌시키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NASA는 이번 실험으로 디모르포스의 공전 주기가 10분 정도 빨라진 11시간 45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NASA는 앞으로 지상 천문대,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다트 주변에서 소형 위성으로 촬영된 충돌 장면 등을 통해 실험 결과를 자세히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디모포스의 공전 주기가 예상대로 변경됐다는 점이 확인되면 실험은 최종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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