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호 리더마인 대표가 최근 서울시 강남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블로터></div>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리더마인)
▲ 이성호 리더마인 대표가 최근 서울시 강남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리더마인)

최근 자사의 온라인 몰을 만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상품뿐만 아니라 각종 서비스까지 쿠팡·11번가·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판매가 가능한데 기업들은 굳이 왜 비용을 들여가며 자사 몰을 구축하려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기업들의 자사몰을 구축해주고 있는 디지털 서비스 에이전시 '리더마인'의 이성호 대표로부터 들었다.

인공지능(AI) 개발자 출신인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서울시의 '청년창업 2030' 5기를 통해 회사를 설립했다. 창업 초기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각종 해시태그를 수집해 배포하는 앱을 개발했다. 이후 제일기획과 직방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지털 서비스 에이전시로 회사를 키웠다. 디지털 서비스 에이전시는 기업 고객의 웹사이트나 앱을 구축해주는 전문 회사를 뜻한다. 웹 에이전시라고도 칭한다.

이 대표는 최근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문의에 응대하느라 눈코 뜰새가 없다. '자사몰을 구축하고 싶다'는 기업들의 요청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마인으로 접수되는 자사몰 구축 문의 건수는 과거에 비해 150% 늘었다. 문의하는 기업들의 대부분이 커머스 업계의 기업들이다. 자사몰이란 오픈마켓 등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판매자가 소비자들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판매(D2C: Direct to Consumer)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뜻한다.

기업들은 이미 대형 오픈마켓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고 있다. 많은 온라인 쇼핑족들은 우선 쿠팡·11번가·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을 찾는다. 때문에 기업들은 오픈마켓들을 주요 판매 경로로 삼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픈마켓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면 고객 관련 데이터는 얻기가 어렵다. 어떤 연령·성별·지역의 고객들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주로 구매했는지, 어떤 마케팅에는 반응을 했는지 등 고객 관련 데이터에 판매 기업이 접근하는 것은 제한적이다. 고객들은 오픈마켓에 가입을 하고 그곳에 머물면서 구매를 하기 때문이다.

오픈마켓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면 기업의 '브랜드 구축'도 쉽지 않다. 수많은 기업들이 모여 각자의 제품군에서 경쟁을 펼치다보니 브랜드에 대해 알리기보다 가격 경쟁력 제고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오픈마켓의 제품 상세페이지에 맞춰 자사의 제품을 알려야 하다보니 해당 기업만의 정체성이나 독창성을 알리는데에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자사몰을 구축한다면 이러한 애로사항들을 해결할 수 있다. 자사몰에 가입하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의 의도대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돈을 들여 자체몰을 구축할만한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기업들은 리더마인같은 디지털 서비스 에이전시에 자사물 구축에 대해 문의를 할 때에는 SI(시스템통합) 프로젝트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원하는대로' 몰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SI 프로젝트는 기간이 길게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겪으며 소비자들의 온라인 소비가 더 활성화된 가운데 빠르게 자체몰을 구축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긴 구축기간은 걸림돌이었다.

리더마인은 이러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에 착안, 커머스 전문 솔루션을 활용해 자체몰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업 자체몰 구축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들이 이미 구현된 솔루션을 쓰면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SI 프로젝트에 비해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자체몰 구축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의 커머스 전문 솔루션들을 제시했다. 최근 기업들이 많이 찾는 라이브커머스를 비롯해 멤버십·핫딜·타임세일 등의 기능을 갖춘 솔루션들이 카페24에 이미 구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기존 솔루션을 가져다 쓸 경우 자사의 상황에 맞도록 커스터마이징(최적화)이 어렵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했다. 하지만 카페24의 솔루션들은 각 상황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기에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 리더마인이 카페24의 커머스 솔루션을 활용해 구축한 아모레퍼시픽의 미용실 용품 브랜드 '아윤채'의 온라인 몰.(사진=리더마인)
▲ 리더마인이 카페24의 커머스 솔루션을 활용해 구축한 아모레퍼시픽의 미용실 용품 브랜드 '아윤채'의 온라인 몰.(사진=리더마인)

처음엔 SI 프로젝트로 요구했던 기업들도 카페24의 솔루션을 활용해 자사에 최적화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모레퍼시픽의 미용실 용품 브랜드 '아윤채'의 몰 구축 프로젝트도 카페24의 솔루션을 접목한 사례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시장이 급변하면서 빠르게 자사몰을 구축하기를 원했다. 리더마인은 카페24의 솔루션을 활용했다. 미용실 용품은 기존에는 영업사원이 직접 미용실을 방문해 영업을 펼친다. 때문에 리더마인은 '어떻게 하면 온라인에서 브랜드에 대한 매력과 신뢰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첫 화면에서 영상을 통해 브랜드의 역사를 보여주고 많은 미용실에서 아윤채 제품들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물류 배송과 연동해야 했고 보안 요구사항이 다른 프로젝트보다 많았다. SI 프로젝트로 한다면 6개월 이상은 소요되지만 리더마인은 솔루션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2021년 1월에 시작해 4월에 1차로 몰을 오픈하고 6월에 2차 오픈을 하는데 성공했다.

▲ 리더마인이 카페24의 커머스 솔루션을 활용해 구축한 농심 온라인 몰의 '농꾸' 서비스 소개 화면.(사진=리더마인)
▲ 리더마인이 카페24의 커머스 솔루션을 활용해 구축한 농심 온라인 몰의 '농꾸' 서비스 소개 화면.(사진=리더마인)

농심의 프로젝트도 카페24의 솔루션을 활용해 프로젝트 기간과 비용을 절감한 사례로 꼽힌다. 농심은 과거 SI 프로젝트로 자사몰을 구축했으나 긴 구축기간과 높은 비용탓에 고객 맞춤형 서비스 구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시스템을 중단했다. 이후 오픈마켓과 차별화하고 특히 MZ세대들에게 브랜드에 대해 알리고자 자체 콘텐츠를 담은 자사몰을 솔루션을 기반으로 새롭게 구현했다.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리더마인과 농심이 카페24의 솔루션을 활용해 자체몰에 구현한 대표 콘텐츠가 '농꾸' 서비스다. 농심의 과자와 라면 등에 원하는 사진을 넣고 꾸며 나만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오픈마켓에서는 할 수가 없다. 농심의 당초 요구사항은 약 100가지였지만 그중 70가지가 이미 카페24의 솔루션에 구현되어 있는 것들이었다. 리더마인이 빠르게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처럼 자체몰을 원하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면서 리더마인의 매출도 증가했다. 2021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두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다양한 자사몰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구현했던 기능들을 또 하나의 솔루션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회사의 새로운 매출원으로 구상하고 있다. 가령 몰의 첫 화면에서 상세 페이지로 전환될 때 잠깐 나타나는 로딩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능은 프로젝트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를 별도의 기능으로 분리해 솔루션으로 구현한다면 필요한 기업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특정 분야의 기능을 구현한 버티컬 솔루션을 확장해 회사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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