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도움이 될 의미있는 공시를 소개·분석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공시는 ㈜한화가 지난 28일 공시한 ‘장래사업∙경영계획(공정공시)’의 정정공시입니다. 정정공시란 과거 발표한 공시 내용에서 수정되거나 바뀐 부분이 있는 경우 이 내용을 새로 반영해 재공시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장래사업∙경영계획’의 정정공시라는 것은 기존에 세워두었던 사업계획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다는 뜻이겠죠.
공시를 클릭해보면 ㈜한화가 지난해 4월 18일 공시한 질산 생산시설 투자에 대한 내용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정사유는 ‘투자내용 및 투자금액 변경’이라고 적혀 있는데요. 기존 사업추진 종료일이 2023년 12월 31일에서 2024년 7월 31일로 7개월 연기된 동시에 투자금액은 1900억원에서 2600억원으로 증액됐습니다. 그렇다면 ㈜한화는 왜 질산사업 계획을 수정한 것일까요?
㈜한화는 현재 약 12만톤의 질산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연산 40만톤의 생산기지를 신설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신수종 유도품 사업 확대를 통해 사업을 성장시킨다는 계획이죠. 화약 원료 외에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미래 유망 제품용으로 사용되는 정밀화학제품 쪽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입니다.
지난해 ㈜한화는 사업 투자를 결정하며 "단순히 생산량만 늘어나는게 아니라 정밀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그 목적을 명확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인 용처는 위와 같습니다. 추가 생산하는 40만톤 중 9만톤은 초안 제조에 활용됩니다. 초안은 액상초안 14만톤과 입상초안 7만톤을 제조하는데 사용되고요. 액상초안은 화약 제조, 입상초안은 외부 판매용입니다.
나머지 31만톤의 질산이 바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정밀화학제품 생산과 외부판매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한화는 이 사업을 통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당초 한화솔루션은 ㈜한화의 도움을 받아 질산유도품(DNT)을 생산할 계획이었습니다. DNT는 신발, 가구내장재, 자동차 시트, 침구류 등에 들어가는 폴리우레탄 제조에 활용되는 소재입니다. ㈜한화로부터 질산 13만톤을 공급받아 TDI 15만톤을 만들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화솔루션이 해당 사업에서 철수해버리는 바람에 ㈜한화 역시 사업 수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기존 5개 사업 부문을 큐셀(태양광), 케미칼(기초소재), 인사이트(한국 태양광 개발사업 등)의 3개 부문으로 축소하는 사업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태양광 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하고, 리테일 사업을 인적분할했습니다. 아마 기존 계획했던 질산 사업 투자 역시 이러한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철회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사업재편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한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최근 굵직한 변화를 겪고 있는데요. 앞으로 한화그룹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