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가상현실(VR) 소셜 플랫폼인 ‘호라이즌월드’의 실적이 내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진=메타 )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진=메타 )

WSJ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호라이즌월드의 현재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20만명에 불과하다. 메타는 지난 2월 3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그 후 사용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실적으로 메타는 올해 말까지 목표하는 이용자 수를 50만명에서 28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타는 지난해 12월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퀘스트’ 헤드셋 사용자에게 호라이즌월드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당시 이용자 수가 약 10배 성장했다. 하지만 이용자 수는 지난 봄 이후 감속하는 추세다.

호라이즌월드는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 공간에서 쇼핑, 파티, 일, 게임을 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채팅 등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사용자들은 호라이즌월드에서 여러 도구를 활용해 다양한 가상 공간을 구축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가상 세계를 구축하는 사용자는 1% 미만으로 나타났다.

▲ (사진=호라이즌월드 동영상 갈무리) 
▲ (사진=호라이즌월드 동영상 갈무리) 

나아가 메타는 지난 2월 기준 약 1만개의 가상세계가 구축됐다고 밝혔지만 50명 이상의 사용자가 방문하는 곳은 약 9% 수준에 그쳤다. 또 사용자는 첫 한 달 이후 서비스를 다시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내부 문건은 이러한 현실에 대해 “텅 빈 세상은 슬픈 세상이다”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메타는 호라이즌월드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진행했는데 플랫폼 이용자가 워낙 적어서 여기에 참여한 사람은 514명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플랫폼에 대한 불만사항으로 ‘마음에 드는 가상세계를 찾지 못했다’, ‘아바타가 진짜 사람 같아 보이지 않는다’, ‘아바타에 다리가 없다’ 등을 꼽았다.

나아가 호라이즌월드에 잦은 오류 발생으로 메타는 신규 기능 출시를 중단했다. IT전문매체 <더버지>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비샬 샤 메타 메타버스 부사장은 지난 9월 “올해 말까지 호라이즌월드의 품질과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기능 출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메타 직원도 호라이즌월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사용자들이 플랫폼에서 혼란스럽고 짜증 나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호라이즌월드 이용에 필요한 메타의 퀘스트 헤드셋 이용자 수도 감소 중이다. 퀘스트 사용자 수는 지난 3년간 꾸준히 하락 중이며 소유자 절반 이상이 구매 6개월 이후에는 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메타는 지난 11일 ‘메타 커넥트’ 행사에서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를 공개했는데 1500달러(219만원)라는 비싼 가격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메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메타버스 관련 계획은 수년간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며 계속해서 필요한 부분을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는 올해 내로 모바일 기기 및 컴퓨터용 호라이즌월드 웹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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